1] 가족 희생하는 치매 돌봄은 미담 아닌 괴담… 치매, 가장 난도 높은 돌봄 대상… 가족에게만 떠넘기는 건 정책적 방치, 통합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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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 희생하는 치매 돌봄은 미담 아닌 괴담… 치매, 가장 난도 높은 돌봄 대상… 가족에게만 떠넘기는 건 정책적 방치, 통합지원 필요.

by honeypig66 2025. 3. 21.

우리 사회에서 치매 돌봄은 종종 가족의 헌신과 희생이 강조된 미담으로 포장된다. 부모를 정성껏 돌보는 자식의 모습, 배우자를 끝까지 보살피는 감동적인 사연이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치매는 가장 난도가 높은 돌봄 대상이며, 오랜 기간 지속되는 고강도 간병은 가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치매 돌봄을 가족에게만 맡기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방기이며, 이제는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1) 치매 돌봄의 현실: 끝없는 희생과 소진

치매 환자는 신체적 간병뿐만 아니라 정신적·정서적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 초기에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로 시작하지만, 점차 의사소통 능력이 저하되고 성격 변화, 폭력성, 배회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중증 단계에 이르면 대소변 처리, 식사 보조, 24시간 감시가 필요해지면서 가족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특히 보호자가 직장을 다니거나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경우, 치매 간병은 생활 전체를 뒤흔드는 요소가 된다.

많은 가족 돌봄자는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다. 장기간의 돌봄으로 인해 우울증이나 번아웃을 경험하고,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실제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중 상당수가 본인의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심지어 간병 살인이나 자살 같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은 결코 미담이 될 수 없다.

2) 가족 중심 돌봄의 한계와 문제점

현재 우리나라 치매 돌봄 시스템은 여전히 가족 중심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치매 관련 서비스가 일부 마련되어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가진다. 장기요양보험이 있지만 요양 등급을 받기가 까다롭고, 요양보호사가 상주하는 서비스는 비용 부담이 크다. 또한, 가족이 직접 간병해야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존재해 오히려 ‘가족 희생’을 당연시하는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더욱이, 간병을 전담하는 가족 구성원이 여성인 경우가 많아 성별 불평등 문제도 야기된다. 전업주부이거나 경제활동을 중단한 딸이나 며느리가 돌봄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 문제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된다.

3) 통합적인 치매 돌봄 지원 시스템 필요

가족에게 의존하는 치매 돌봄 시스템을 개선하려면 국가와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다. 먼저, 공공 요양시설과 치매 전담 병동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현재 공립 요양시설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대기 기간이 길고, 민간 시설은 비용이 높아 접근성이 떨어진다. 치매 환자를 위한 단기 보호 시설, 주간 보호 센터를 확대해 가족이 돌봄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재가 요양 서비스를 강화해 돌봄 부담을 분산해야 한다. 방문 요양, 방문 간호, 야간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 가족이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사례처럼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 치매 환자와 보호자가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4) 결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매 돌봄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가족의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를 바꾸고, 공공 지원을 확대해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이 인간다운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족이 희생하는 치매 돌봄은 미담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치매 환자와 가족이 고립되지 않도록, 국가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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