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유상증자가 급증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022년 이후 유상증자를 단행한 상장기업 수는 75% 증가했으며, 기업들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기존 주주들은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주식 가치 희석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은 ‘또 한 번의 주가 폭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 유상증자, 기업에게는 해법이지만 투자자에게는 독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기존 주주나 신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적자 기업이 운영 자금을 마련하거나, 신사업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등의 목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 주식의 가치는 희석되고, 증자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지속된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장기업 수는 75% 증가했다. 2022년 50개였던 기업 수는 2024년 87개로 늘었으며, 증자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2023년부터는 대기업 계열사까지 유상증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HMM,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대부분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 한화 계열사들 줄줄이 유상증자… 주가 충격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조 원대 유상증자 발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및 항공우주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은 신주 발행으로 인해 주식 가치가 희석될 위험에 처했다. 발표 직후 주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② 한화오션, 1조 원 이상 증자… “또 물린다” 우려
한화오션도 수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 주주들은 또다시 주가 희석과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오션의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증자는 한화그룹이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희석 리스크와 주가 하락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3] 유상증자 후폭풍… 개인 투자자들 "우리는 봉이냐"
유상증자는 신규 자금 유입으로 기업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기존 주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정보력이 취약하고,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변동성에도 취약한 경우가 많다. 한 개인 투자자는 “주가 오를 때는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주식 팔아서 차익 실현하고, 돈 필요할 때는 유상증자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투자자는 “대기업들이 자금 조달할 방법이 없어서 유상증자를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손해 보는 건 개미 투자자들뿐”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4] 유상증자, 주주가치 보호 방안 마련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 기존 주주 보호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① 우선주 발행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 고려
기업들은 대규모 유상증자보다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기존 주주의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②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 방어 정책 필요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경우라도, 기업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을 통해 기존 주주들의 손실을 일부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③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 필요
금융당국도 기업들이 잦은 유상증자로 인해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일정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기업 성장과 주주 보호, 균형 잡힌 접근 필요
유상증자는 기업 성장의 필수적인 도구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희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한화그룹 사례처럼 대규모 증자가 잇따르면서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결국 기업 신뢰도와 시장의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이 보다 신중하게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기존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과 주주 간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균형 잡힌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