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터치는 가라. 화면에 물방울 묻어도 오작동 없다!...나노갭 압력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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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터치는 가라. 화면에 물방울 묻어도 오작동 없다!...나노갭 압력 센서 개발

by honeypig66 2025. 4. 13.

물과 같은 액체가 스마트폰 화면에 묻었을 때, 엉뚱한 터치가 인식되는 '고스트 터치(Ghost Touch)' 현상은 많은 사용자들이 겪는 불편 중 하나입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이나 운동 중 땀에 젖은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제대로 입력되지 않거나 예기치 않은 작동이 발생해 불편을 초래하곤 합니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나노미터(nm) 수준의 틈을 활용한 나노갭(Nanogap) 압력 센서입니다.


이번 기술을 개발한 주인공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속 최원일 박사팀입니다. 이들은 수십 나노미터 간격의 정밀한 구조를 형성하고, 그 사이의 압력 변화에 따라 전기적 신호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나노갭 압력 센서를 구현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정전식 터치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원리를 사용해, 액체에 의한 오작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1) 기존 터치 기술의 한계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정전식 터치 패널은 사용자의 손가락에서 나오는 미세한 전류 변화를 감지해 입력을 인식합니다. 이 방식은 민감하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물방울이나 땀과 같은 액체도 전류를 흐르게 하기 때문에 오작동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화면에 물이 묻으면, 손이 닿지 않아도 전기적 변화가 발생하면서 엉뚱한 위치가 눌린 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스트 터치'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문제는 방수 기능과는 별개의 문제로, 물리적인 방수는 되더라도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2) 나노갭 압력 센서의 원리


최원일 박사팀이 개발한 나노갭 압력 센서는 기존의 정전식이 아닌 압력 기반의 터치 인식 기술입니다. 이 센서는 두 개의 전극 사이에 30~50나노미터(nm)의 미세한 틈을 두고, 그 사이를 비전도성 물질로 분리하여 구성됩니다. 사용자가 화면을 누르면, 압력에 의해 이 틈이 미세하게 좁아지거나 넓어지며 전기 용량(capacitance)의 변화가 생기고, 이를 통해 터치 여부를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액체가 묻어도 전기적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나노갭 구조 자체가 액체와 접촉하더라도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물이나 땀으로 인한 고스트 터치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세한 압력 차이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어 정교한 입력이 가능합니다.

3) 정전기 무효화 기술과의 결합


또한 이번 기술은 단순히 나노갭만을 활용한 것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여기에 정전기 차폐 구조를 접목시켜 외부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간섭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예를 들어, 전기장 간섭이 심한 산업 현장이나 병원 같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터치 입력이 가능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이 센서는 유연한 필름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하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기기, 의료용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습니다.


4) 산업적 기대와 전망

나노갭 압력 센서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든 터치 기반 기기의 사용자 경험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사용자나, 습기 많은 환경에서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산업용 기기 사용자에게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기술은 단순한 입력 장치로서의 역할을 넘어, 건강 모니터링 센서나 로봇의 감각기관, 정밀 측정기기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의 미세한 압력 변화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로봇 산업에서는 사람의 감각에 가까운 정밀한 압력 감지가 가능해집니다.

5) 국제적 기술 경쟁력


나노갭 압력 센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차세대 터치 기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정밀한 간격을 대면적으로 구현하고, 그것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KIST 연구팀은 이 구조를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공정 기술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구현했으며, 양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 최적화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이는 곧 국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관련 특허도 다수 출원하여 기술 보호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6) 결론: '고스트 터치'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될까?

고스트 터치 현상은 사용자들에게는 사소하지만 반복되는 불편이며, 제품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객 만족도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나노갭 압력 센서 기술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비단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의 터치 패널, 스마트 가전, 산업용 제어판, 게임 콘솔, 헬스케어 기기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이 기술은, 향후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기술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는 터치에 ‘무엇이 닿았는가’를 인식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눌렸는가’를 더 정밀하고 신뢰성 있게 측정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방울 한 방울조차 영향을 주지 않는 진짜 '스마트한' 터치 기술, 그 중심에 나노갭 압력 센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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