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맺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것이다." 1.오래된 인연이 반듯이 좋은 것이 아니다. 2.정리해야 보이는 사람, 그리고 나 나를 축내는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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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맺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것이다." 1.오래된 인연이 반듯이 좋은 것이 아니다. 2.정리해야 보이는 사람, 그리고 나 나를 축내는 관

by honeypig66 2025. 5. 10.

다음은 “관계는 맺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것이다”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관계의 정리, 거리두기, 고독의 필요성을 심리학·신경과학·사회학 관점에서 분석한 글입니다.

관계는 맺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것이다

— 심리학과 뇌과학으로 본 인간관계의 역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소속과 인정, 사랑을 원한다. 그러나 이 같은 욕구가 항상 건강한 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계는 맺는 것만큼이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왜 우리는 오래된 인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지할 필요가 없으며, 어떻게 ‘관계의 거리두기’가 자존감을 지키는 전략이 되는지, 그리고 고독의 시간이 어떤 통찰을 제공하는지 심리학과 신경과학, 사회학적으로 분석해보자.

1. 오래된 인연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 — '관계의 연식'의 착각


사람들은 종종 인간관계를 '투자'처럼 여긴다. 오래 알고 지낸 관계일수록 더 가치 있고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의 일종인 **매몰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라고 한다.
즉, 지금까지 쏟은 시간, 감정, 추억 때문에 지금 이 관계가 유해하더라도 쉽게 끊지 못한다.


심리학 실험 사례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사람들이 이미 투자한 시간과 자원을 근거로 비효율적인 선택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음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20년 지기 친구인데”라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무시당하고 상처받는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 그 인연의 연식이 실제로 현재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는 따지지 않게 된다.


신경과학적 측면

뇌는 낯선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 특히 **편도체(Amygdala)**는 낯선 자극을 경계하고 스트레스로 반응하는 반면, 익숙한 자극에 안정감을 느낀다. 따라서 오래된 관계는 '위험하지 않다'는 뇌의 잘못된 신호로 인해 지속된다. 그러나 익숙함과 안정감은 꼭 건강한 관계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며, 때론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을 기반으로 한 불편한 안주일 수도 있다.


2. 정리해야 보이는 사람, 그리고 나 — 나를 축내는 관계와 거리두는 기술

정서적 에너지와 ‘관계 피로’

관계는 자원을 소모한다. 미국 심리학자 수전 데이빗 박사는 이를 ‘정서적 에너지(emotional energy)’ 개념으로 설명한다. 특정 사람과의 만남 이후 유난히 피곤하고 자기혐오감이 들며 의욕이 떨어진다면, 그 관계는 내 에너지를 축내는 ‘소모성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진정한 친구는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사람이다.


사회심리학적 연구

옥스퍼드 대학교의 로빈 던바(Robin Dunbar)는 한 사람이 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간관계는 약 150명이라고 제시했다. 이 중 진정한 신뢰 관계는 단 5명 수준에 불과하다.

즉,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 중 대부분은 피상적이고 불필요할 수 있으며, 때론 해롭기까지 하다.

거리두기의 기술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은 반드시 갈등을 유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심리적 거리두기’**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선택적 회피(Selective Avoidance)’ 전략이라 부른다.

연락을 받지 않거나,

만남을 미루거나,

반응을 줄이거나
이처럼 소리 없이 거리를 두는 방법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는 감정 조절 능력인 **자기통제력(Self-regulation)**과 밀접히 관련된다.


3. 홀로 있는 시간이 주는 관계의 통찰 — 고독의 심리학

고독은 흔히 외로움으로 오해된다. 그러나 고독은 자발적이고, 외로움은 비자발적이다. 홀로 있는 시간은 인간관계를 객관화하고 자기 인식을 확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뇌과학의 발견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가 활성화되는 시점이 고독한 상태일 때임을 발견했다. 이 DMN은 내면 성찰, 자아 탐색, 기억 재구성 등과 관련된 뇌의 영역이다.
즉, 혼자 있는 시간은 ‘관계 속의 나’를 재정비하는 데 필요하다.

고독을 통한 관계 회복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은 “진짜 친밀한 관계는 고독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만든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안심되는 사람은 타인을 통해 자기를 확인받으려는 불안정 애착 유형일 수 있다.


관계의 재구성

홀로 있는 시간은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관계에서의 나의 역할과 기여, 손실을 분석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정은 '자기 동기화(Self-alignment)'를 도와주며, 자존감과 자기 결정권을 강화시킨다.


결론: 관계는 ‘맺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정리하는 것’

모든 관계는 삶의 자원이다. 그러나 모든 관계가 나를 살리는 것은 아니다. 오랜 인연이라고 무조건 유지할 필요는 없고, 사람을 줄이는 것이 곧 내 세계를 줄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정리와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는 가치 있는 관계를 재발견하고, 진짜 나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관계 정리’의 질문들:

이 사람을 만나면 나는 더 나다워지는가?

이 관계는 나의 자존감과 감정 에너지를 북돋아주는가?

피곤한 이유가 단순한 피로감인지, 정서적 손실인지 구분되는가?

이 관계를 끊었을 때, 나는 해방감을 느끼는가, 불안감을 느끼는가?


관계의 수가 아니라 밀도가 중요하며, 진짜 연결은 ‘홀로 있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이룰 수 있다. 관계는 맺는 것이 아니라 선별하고 정리하고, 다시 맺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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