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덮친 상호관세, 비비고·신라면 피한다…K뷰티는 가격 묶을 수도. 미국 공장 보유, CJ제일제당·농심 여유 K뷰티 원가 낮고 가격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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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덮친 상호관세, 비비고·신라면 피한다…K뷰티는 가격 묶을 수도. 미국 공장 보유, CJ제일제당·농심 여유 K뷰티 원가 낮고 가격 저렴

by honeypig66 2025. 4. 7.

불닭 덮친 상호관세, 비비고·신라면 피한다…K뷰티는 가격 묶을 수도

미국 공장 보유, CJ제일제당·농심 여유…K뷰티는 원가 낮아도 가격 인상 어려워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상호 관세 부과가 다시금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 기업들도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시장에 적극 진출한 K푸드 및 K뷰티 브랜드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한 반면,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갖춘 CJ제일제당(비비고), 농심(신라면) 등은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1) 상호 관세의 덫에 걸린 삼양, 가격 인상 불가피

[Samyang Foods Shanghai]
삼양식품상해는 2021년 설립된 삼양식품의 중국 판매법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미국 내 아시안 마트와 대형 유통망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다. 미국이 자국 보호를 명목으로 한국산 라면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삼양은 이를 고스란히 부담하거나 가격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K푸드를 소비하는 현지 한인 및 젊은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는 높아, 제품 가격 인상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이 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설비 투자와 운영 인력 확보에 수년이 걸릴 수 있어 단기적 해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 CJ·농심, 미국 현지 생산으로 타격 최소화


반면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미국 현지 생산 설비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주 Fullerton에 비비고 만두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최근엔 중서부에도 추가 설비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농심 역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장에서 신라면을 비롯한 라면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를 통해 이들은 관세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점점 늘리며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며 “현지 생산은 물류비 절감, 신속한 공급, 관세 회피 등 다양한 이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 비비고 브랜드를 통해 만두 외에도 국·탕·찌개류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HMR)을 전개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 식품 시장뿐 아니라 주류 유통망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 확대는 필연적 수순으로 여겨진다.

3) K뷰티 업계, 관세보다 ‘가격 묶임’이 더 큰 고민


식품업계와는 달리 K뷰티 업계는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이 적은 편이다. 주요 제품인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은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품목이며, 원가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일부 관세가 붙더라도 마진이 큰 브랜드의 경우 쉽게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K뷰티 업계는 다른 종류의 부담을 안고 있다. 바로 ‘가격 통제’다.


K뷰티는 브랜드 이미지 유지와 유통망 보호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글로벌 유통사와 맺은 계약상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넘는 가격 책정이 어렵고, 이를 위반하면 유통 채널에서 퇴출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설령 원가 부담이 증가하더라도 가격 인상에 제한이 많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제품 하나의 원가는 수달러에 불과하지만, 브랜드 포지셔닝이 ‘프리미엄’이기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며 “할인도 일정 수준을 넘기지 않도록 본사가 통제하고 있어, 환율이나 관세 부담이 있어도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4) 원가 구조 차이, 산업별 대응 전략 달라


식품과 화장품, 두 산업의 차이는 결국 원가 구조에서 비롯된다. 식품은 원자재 가격, 물류비, 포장재, 냉동·냉장 유통망 등 다양한 요소가 원가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화장품은 원가는 낮지만 마케팅과 유통비용이 크고, 브랜드 가치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식품업체들은 생산 거점을 현지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K뷰티는 다양한 국가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판매채널을 개척하는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마존 글로벌셀링’과 같은 다국적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직진출 비중이 증가하며, 이를 통해 일부 유통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5) 정부와 협회, 장기적 대응 전략 필요

기업들의 개별 대응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 역시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 내에서도 세부 품목에 따라 관세나 수입 규제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에게 예측 가능한 정보 제공과 맞춤형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자국 내 인플레이션과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각국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정부도 산업별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현지 공장 설립 시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중소 브랜드들은 미국 내 대형 유통망 진입 대신, 로컬 한인마트나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 위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특히 식품의 경우 온라인 수입·배송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현지 생산 없이도 일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운 만큼, 브랜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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