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회(사시미) 문화가 발달해 날생선을 즐겨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정 민물고기를 날로 섭취할 경우 간흡충(Clonorchis sinensis)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간흡충 감염은 단순한 소화기 질환을 넘어서 간경화, 담관암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 간흡충이란?
간흡충(Clonorchis sinensis)은 기생충의 일종으로, 주로 민물고기의 생식을 통해 인간의 체내로 유입된다. 간흡충의 유충은 담수어의 근육 조직에 숨어 있으며, 이 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유충이 체내로 들어와 담관에 기생한다.
간흡충은 유입된 후 담관을 따라 이동하며, 최종적으로 간과 담관에 기생하면서 염증을 일으킨다. 장기간 감염될 경우 간세포의 변성을 유도하며, 담관 조직의 과증식을 촉진해 담관암(Cholangiocarcinoma) 발생 위험을 높인다.

2) 감염 경로와 위험성
간흡충 감염의 주요 원인은 감염된 민물고기의 날것 섭취다. 대표적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물고기는 다음과 같다.
1. 붕어

2. 잉어

3. 빙어

4. 빠가사리(메기류)

5. 은어

이러한 물고기는 민물에서 서식하며, 간흡충 유충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천이나 저수지에서 잡힌 물고기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하면 감염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간흡충 감염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한 소화불량,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담관 염증이 심해지고, 반복적인 염증으로 인해 담관이 좁아지거나 담석이 형성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담관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간흡충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감염될 경우 담관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5~15배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3) 국내 간흡충 감염 현황

우리나라는 간흡충 감염률이 비교적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특히 남부 지역의 강이나 하천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많이 보고된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간흡충 감염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특히 전통적으로 민물고기 생식을 즐기는 지역에서는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4) 간흡충 감염 예방 방법
간흡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1.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기
간흡충 유충은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 따라서 생선은 충분히 익혀 섭취해야 한다.
2. 냉동 보관 활용하기

영하 20도 이하에서 최소 7일간 냉동하면 유충이 사멸한다. 하지만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실은 이보다 온도가 높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 위생적인 조리 도구 사용
생선을 손질한 칼과 도마는 반드시 열탕 소독하거나 세척 후 다른 음식과 분리해 사용해야 한다.
4. 민물고기 생식 피하기
자연산 민물고기는 감염 위험이 높으므로, 가급적 날로 먹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5. 주기적인 건강 검진
민물고기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간흡충 감염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감염 시 치료 방법

간흡충 감염이 확인되면 항기생충제를 복용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프라지콴텔(Praziquantel) 이라는 약물이 사용되며, 단기간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간 감염되었을 경우 담관 조직 손상이 심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6) 결론

간흡충 감염은 단순한 기생충 감염이 아니라, 심각한 간 및 담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특히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습관은 담관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고, 위생적인 조리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간흡충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