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폐업 먹튀'에 속수무책…왜 필라테스가 더 피해가 클까? " 카드할부로 대응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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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폐업 먹튀'에 속수무책…왜 필라테스가 더 피해가 클까? " 카드할부로 대응할 뿐

by honeypig66 2025. 4. 25.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센터 등 피트니스 업계의 '폐업 먹튀'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선결제한 이용권을 돌려받지 못한 채, 업주가 갑자기 문을 닫고 잠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필라테스 업계에서 이러한 피해가 더 빈번하고 규모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제도적 사각지대와 업계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 자유업종으로 분류되는 필라테스, 신고 의무 없어

헬스장과 필라테스 센터는 일반적으로 '체육시설업'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지자체의 허가나 등록 없이도 개업이 가능한 '자유업종'으로 분류된다. 현행법상 체육시설법 적용을 받는 시설은 수영장이나 대형 체육관처럼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특정 종목을 운영하는 경우에 한정되며, 대부분의 소규모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센터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업주가 개업할 때도 별도의 심사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폐업 시에도 지자체나 관할기관에 별도의 통보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히 '먹튀'를 하더라도 법적으로 이를 추적하거나 막을 수 있는 장치는 거의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나 소비자원 등은 단속이나 권고 조치 정도는 가능하지만, 강제력 있는 대응은 어려운 실정이다.


2) 카드 할부로도 온전히 보호받기 어려운 현실

소비자 입장에서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은 '카드 할부 항변권'이다. 이는 소비자가 선결제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카드사에 항의해 남은 금액에 대한 결제를 중지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이 제도 역시 조건이 까다롭고, 업주가 일부 서비스라도 제공했거나 폐업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났다면 적용이 제한된다.


또한 카드로 결제하지 않고 현금으로 결제한 경우는 더욱 불리하다. 현금 결제는 거래기록이 불투명해 피해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사기 피해로 고소를 하더라도 수사나 재판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실질적인 보상도 어렵다.


3) 필라테스 센터 피해가 더 큰 이유

유독 필라테스 센터에서 피해가 더 심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필라테스는 헬스장보다 단가가 높은 고급 서비스로 인식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한 번에 결제하는 금액이 더 크다. 개인 맞춤형 수업이나 기구 필라테스 프로그램은 1개월에 3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이상까지도 하며,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장기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필라테스 업계는 '프랜차이즈' 구조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겉보기에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가맹점 구조의 허점을 안고 있다. 본사는 브랜드만 제공하고 운영은 가맹점주가 책임지는 구조다 보니, 본사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실제로 일부 유명 필라테스 브랜드의 가맹점이 연달아 폐업하면서 소비자들이 단체로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

필라테스 피해구제 신청 전체 건수는 2024년 1036건으로 전년 대비 1.5%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폐업 관련 사건은 142건으로 전년 대비 84.4% 급증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셋째, 필라테스 센터는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일반 헬스장과 달리 수업은 소규모로 진행되며, 출입이 통제된 공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경영 악화를 외부에서 감지하기 어렵다. 업주가 폐업을 결심해도 소비자에게 사전 통보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4) 제도적 보완 필요성 대두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과 소비자단체들은 자유업종으로 분류된 헬스 및 필라테스 업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소한의 등록제나 신고 의무를 도입해 업주의 신원을 확인하고, 폐업 시에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율 등록제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 폐업 시 일정 기간 이전에 고객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거나, 선결제 금액의 일부를 예치금 형태로 보관하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다.


5) 소비자 주의 필요…계약 전 확인 사항

현재로서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만큼, 소비자 스스로가 주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계약 전에는 반드시 업체의 사업자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계약서나 영수증을 반드시 보관하고, 업체의 경영 상태나 이용 후기 등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피해 발생 시에는 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신고하고, 카드사에 즉시 항변권을 신청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기 계약은 신중하게 결정하고, 중도 환불 조건이나 폐업 시 대처 방안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6) 결론


헬스장과 필라테스 센터의 폐업 먹튀는 단순한 소비자 피해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흔드는 문제다. 특히 필라테스 업계는 단가가 높고 구조가 불투명해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자유업종이라는 허점 속에서 제도적 보호 장치 없이 방치되어 있는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업계는 물론 소비자 모두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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