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잦은 사용, 사무직 중심의 업무 환경, 반복적인 손 동작을 요구하는 취미나 작업 등은 손과 손목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손과 손목에 발생하는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손목터널증후군’, ‘방아쇠수지’, 그리고 ‘손목건초염’입니다.
이 세 가지 질환은 비슷한 부위에 발생하고 증상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일반인들이 헷갈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각 질환은 원인, 증상,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이들 세 가지 손·손목 질환을 쉽게 이해하고 구분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한 내용입니다.

1. 손목터널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
원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 위치한 ‘수근관(손목터널)’이라는 구조물 내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손목터널은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으로, 이 안을 통해 여러 힘줄과 신경이 지나갑니다. 장시간 컴퓨터 사용, 스마트폰 조작, 반복적인 손목 굴곡 동작 등으로 인해 이 터널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 정중신경이 눌려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지속적인 압박을 받는 직업군(사무직, 조립공, 요리사, 청소원 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증상:
손가락 저림(특히 엄지, 검지, 중지)
손목이나 손바닥 통증
밤에 저림이 심해져 잠에서 깨는 경우
물건을 자주 떨어뜨림, 손의 힘이 약해짐
엄지 쪽 근육이 위축되기도 함
진단: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틴넬 징후(Tinel’s sign)와 팔렌 검사(Phalen’s test) 등을 통해 진단합니다.

치료:

초기: 손목보호대 착용, 소염제 복용, 물리치료
중기: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심한 경우: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수근관 감압술)
2. 방아쇠수지 (Trigger Finger)

원인:
손가락을 구부릴 때 사용하는 굴곡건이 손가락 바닥 쪽의 A1 활차라는 구조를 통과할 때 마찰이 발생하며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으로 인해 힘줄이 두꺼워지거나 결절이 생기면 활차를 통과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로 인해 손가락이 구부러진 채로 걸렸다가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펴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 현상이 방아쇠(트리거)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하기도 합니다.
증상:

손가락을 굽혔다 펼 때 ‘딸깍’ 소리가 남
손가락이 구부러진 채 펴지지 않다가 갑자기 펴짐
해당 부위(손바닥 쪽)에 통증이나 압통이 있음
아침에 증상이 심하고, 손가락이 뻣뻣함
심한 경우 손가락이 완전히 굳는 느낌

진단:
주로 진찰만으로 진단 가능하며, 굽힘건 주위의 결절이 만져지고, 통증이나 걸림 증상이 확인되면 진단됩니다.
치료:

초기: 휴식, NSAIDs(소염진통제), 손가락 스트레칭
중기: 스테로이드 주사
심한 경우: 국소마취 후 A1 활차를 절개하는 수술

3. 손목건초염 (De Quervain’s Tenosynovitis)

원인:
손목건초염은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장무지외전근, 단무지신근)이 지나가는 손목 바깥쪽의 건초에 염증이 생긴 상태입니다. 주로 엄지를 많이 사용하는 동작이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아이를 자주 안는 부모, 요리사, 미용사 등 손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손목을 자주 돌리거나 반복적으로 비트는 동작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
엄지손가락 쪽 손목 외측 통증
물건을 쥘 때나 비틀 때 통증 악화
손목을 움직일 때 뻣뻣하거나 찌릿한 느낌
통증 부위에 붓기나 열감이 동반되기도 함
‘피켄슈타인 검사(Finkelstein’s test)’ 양성

진단:
손목을 엄지 방향으로 꺾었을 때 통증이 유발되는 피켄슈타인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심한 경우 초음파나 MRI 촬영을 통해 염증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치료:

초기: 손목 고정, 냉찜질, 소염제 복용
중기: 스테로이드 주사
만성화 시: 염증 부위의 건초를 절개하는 수술
4. 질환별 핵심 구분 포인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가락 저림과 감각 이상이 주된 증상이며, 특히 밤에 악화되고 손바닥 쪽이 저린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이 걸리고 튀는 느낌이 특징이며, 움직일 때 ‘딸깍’ 소리가 나고 손가락이 굳는 느낌을 호소한다.
손목건초염은 손목 외측(엄지 손목 아래) 통증이 주증상이며, 엄지를 움직이거나 손목을 비틀 때 통증이 심해진다.
5) 결론

손과 손목에 발생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질환인 손목터널증후군, 방아쇠수지, 손목건초염은 그 증상이나 발생 부위가 유사하여 혼동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증상의 구체적인 양상과 통증 위치, 유발 동작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들 질환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수록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손 저림, 통증, 뻣뻣함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속에서는 손목과 손을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복적인 손동작을 자제하거나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필요하다면 손목 보호대 등의 보조 기구도 활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증상이 있을 때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