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물 vs. 정제곡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대인들은 다양한 곡물을 섭취하지만, 그 형태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현미, 귀리, 퀴노아와 같은 통곡물(whole grains)은 섬유질,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한 반면, 백미, 흰 밀가루, 옥수수 전분과 같은 정제곡물(refined grains)은 곡물의 겉껍질과 배아가 제거되어 대부분의 영양소가 손실된다. 이에 따라, 통곡물과 정제곡물 중 어떤 것이 더 건강에 좋은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통곡물과 정제곡물의 차이를 이해하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통곡물이 흰빵과 흰쌀밥보다 건강한지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1. 통곡물과 정제곡물의 차이
곡물은 기본적으로 **배젖(endosperm), 배아(germ), 겨(bran)**로 구성된다. 이 중 배젖은 주로 탄수화물을 포함하며, 배아와 겨에는 단백질, 섬유질,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하다.
통곡물(Whole Grains)
통곡물은 곡물의 모든 부분(배젖, 배아, 겨)을 포함하고 있어 영양소가 풍부하다. 대표적인 통곡물로는 현미, 귀리, 보리, 퀴노아, 통밀, 호밀, 수수 등이 있다.

정제곡물(Refined Grains)
정제곡물은 가공 과정에서 배아와 겨가 제거되어 주로 배젖만 남는다. 대표적인 정제곡물로는 백미, 흰 밀가루, 옥수수 전분, 흰빵, 라면, 파스타 등이 있다.
정제 과정에서 곡물의 색이 밝아지고, 부드러워지며 저장성이 증가하는 장점이 있지만, 중요한 영양소가 대부분 손실된다.

2. 통곡물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1) 혈당 조절과 당뇨 예방
통곡물은 **식이섬유(dietary fiber)**가 풍부하여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는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방지한다. 반면, 정제곡물은 소화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통곡물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은 정제곡물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30% 이상 낮았다. 특히 귀리, 보리, 통밀 등은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 포함되어 있어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킨다.
(2) 심혈관 건강 개선

통곡물 섭취는 심혈관 질환(CVD, Cardiovascular Disease)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곡물의 섬유질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폴리페놀(polyphenol)과 항산화 성분이 혈관을 보호한다.
정제곡물보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과식을 방지한다.
2016년 《British Medical Journal》 연구에서는 하루 90g 이상의 통곡물을 섭취한 사람들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2%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정제곡물은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중성지방(triglycerides) 수치를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3) 소화 건강 증진

통곡물에 포함된 **불용성 섬유질(insoluble fiber)**은 장 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한다. 특히 **귀리와 보리의 베타글루칸(beta-glucan)**은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정제곡물은 섬유질이 거의 제거되어 장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적으며, 오히려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려 소화 불량과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4) 체중 조절 효과
통곡물은 **낮은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를 가지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 반면, 정제곡물은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공복감을 유발하여 과식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의 연구에서는 통곡물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 복부 비만 위험이 17%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3. 정제곡물이 꼭 나쁜 선택일까?
정제곡물은 가공 과정에서 섬유질과 미네랄이 제거되었지만, 몇 가지 장점이 있다.

1. 소화가 쉬워 위장 질환 환자에게 적합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예: 위염, 장 질환 환자)에게는 정제곡물이 부담이 덜할 수 있다.
2. 빠른 에너지원 제공
운동 직후나 빠르게 에너지가 필요한 경우 정제곡물 섭취가 유리할 수 있다.

3. 강화 곡물(Fortified Grains)로 영양소 보충 가능
일부 정제곡물(예: 철분이 첨가된 밀가루)은 영양소를 인위적으로 보충하여 영양 불균형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통곡물이 건강에 더 유익한 선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4. 통곡물 섭취를 늘리는 방법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정제곡물 대신 통곡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천해볼 수 있다.

1. 쌀밥 대신 현미밥 섭취
현미와 잡곡을 섞어 먹으면 영양소 섭취가 증가한다.

2. 흰빵 대신 통밀빵 선택
가급적 가공된 밀가루 제품보다 통밀빵, 귀리빵을 선택한다.
3. 아침식사로 오트밀 섭취
정제된 시리얼 대신 귀리로 만든 오트밀을 먹으면 포만감이 오래 지속된다.

4. 스낵으로 견과류, 통곡물 크래커 활용
가공된 과자 대신 통곡물로 만든 크래커나 견과류를 선택한다.
5. 결론: 통곡물이 더 건강한 선택
통곡물은 식이섬유,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혈당 조절, 심혈관 건강 개선, 장 건강 증진, 체중 조절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정제곡물은 영양소가 부족하고 혈당을 빠르게 올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는 정제곡물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한다면 통곡물 위주의 식단이 훨씬 유리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흰빵과 흰쌀밥보다 현미, 귀리, 통밀, 퀴노아 같은 통곡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