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치어리더, 갑자기 "숨을 못 쉬겠다"…그 원인은 '전자담배' ‘팝콘 폐(Popcorn lung'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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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치어리더, 갑자기 "숨을 못 쉬겠다"…그 원인은 '전자담배' ‘팝콘 폐(Popcorn lung'진단

by honeypig66 2025. 4. 12.

17세 치어리더, 갑자기 “숨을 못 쉬겠다”… 그 원인은 전자담배 – ‘팝콘 폐’ 진단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어요. 마치 폐 안에 뭔가 끈적하게 들러붙은 것처럼요.”


지난해 가을, 미국 중서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활동하던 17세 치어리더 릴리(가명)는 평소처럼 운동을 하던 도중 갑자기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과호흡이려니 생각했던 주변 사람들도, 그녀가 한동안 쓰러질 듯 어지러워하며 “숨을 못 쉬겠다”고 말하자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릴리는 결국 충격적인 진단을 받게 되었다. 바로 ‘팝콘 폐(popcorn lung)’라 불리는 희귀한 폐 질환이었다.

1) 팝콘 폐란 무엇인가


‘팝콘 폐’는 정식 의학 용어로는 기관지세기관지염(Bronchiolitis Obliterans) 이라고 불린다. 폐의 가장 작은 기도인 세기관지가 염증과 흉터 조직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환자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과정에서 극심한 불편을 겪게 되며, 증상이 심화되면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호흡에 장애가 생긴다.

이 질병의 별명이 ‘팝콘 폐’인 이유는, 2000년대 초 미국의 팝콘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 사이에서 유사한 폐 질환이 다수 발생하면서부터다. 당시 이들 공장에서는 **디아세틸(diacetyl)**이라는 향료 성분을 사용했는데, 이 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장기적으로 염증을 유발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디아세틸은 버터 맛을 내기 위해 쓰이는 합성향료로, 팝콘뿐 아니라 다양한 가공식품에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후 조사 결과, 해당 성분이 공기 중으로 증발해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밝혀졌고, 미국에서는 이 성분의 사용이 일부 제한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디아세틸이 일부 전자담배 액상 제품에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2) 전자담배와의 연관성

릴리는 사건 발생 이전 약 1년간 전자담배를 사용해 왔다. 처음에는 친구의 권유로 호기심에 몇 번 피워본 것이 시작이었다. “니코틴이 없어서 괜찮다”, “진짜 담배보다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맛도 달콤해서 디저트를 먹는 기분으로 접근하기 쉬웠다고 릴리는 말했다.


그녀가 주로 사용한 제품은 향이 가미된 액상형 전자담배였고, 과일향이나 캔디향 등으로 구성된 제품들이었다. 문제는 바로 이 향료에 있었다. 해당 제품의 액상 속에는 디아세틸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부 전자담배 제품에서 고농도의 디아세틸이 검출되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맛 가미 제품들에서 그 수치가 높았고, 제조사에 따라 성분 표기가 불완전하거나 아예 누락된 경우도 많았다.


릴리는 이러한 성분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전자담배를 흡입해 왔고, 그 결과 돌이킬 수 없는 폐 손상을 입게 된 것이다.

3) 치료는 가능할까?

팝콘 폐는 현재까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치료는 주로 증상을 완화하고 폐 기능 저하를 늦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테로이드제나 기관지 확장제, 산소 치료 등이 사용되며, 상태가 심각할 경우 폐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릴리의 경우도 정기적인 폐 기능 검사를 받고 있으며, 체력 소모가 큰 치어리딩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평소에도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걷는 정도만으로도 숨이 차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도 많은 제약을 겪고 있다.

의료진은 릴리의 상태가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 덕분에 증상 완화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폐 기능 저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 전자담배, 정말 안전한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으로 인해 많은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다. 특히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사이에서는 ‘몸에 덜 나쁘다’, ‘금연 보조제다’라는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며 접근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여러 보건 기관들은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특히 향료가 가미된 제품의 경우 예상치 못한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디아세틸 외에도 전자담배 액상에는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중금속 등 다양한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이들 물질은 폐뿐 아니라 심혈관계, 신경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일부는 발암 가능성까지 지적되고 있다.

5) 사회적 인식과 규제의 필요성

릴리의 사례는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전자담배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부족한 정보 제공이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현재 미국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나, 온라인을 통한 구매나 지인의 대리 구매 등을 통해 청소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사용률은 여전히 상승세이며,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상태다.

6) 결론


보건 당국은 전자담배에 대한 보다 강력한 성분 규제와 함께, 청소년 대상 교육과 정보 제공 강화, 광고 및 마케팅 제한, 제품 라벨링의 투명성 확보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릴리는 지금도 자신의 이야기를 SNS나 학교 강연을 통해 공유하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때 누군가가 저에게 제대로 알려줬더라면, 저는 지금도 자유롭게 숨 쉴 수 있었을 거예요.”


전자담배의 진실은 여전히 다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확실한 한 가지는, ‘덜 해로운 담배’라는 신화는 이제 다시 검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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