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경주마'에 '가두리펌핑'으로 10배 수익… 코인 시세조종 적발
카테고리 없음

'9시 경주마'에 '가두리펌핑'으로 10배 수익… 코인 시세조종 적발

by honeypig66 2025. 4. 18.

‘9시 경주마’에 ‘가두리펌핑’으로 10배 수익… 암호화폐 시세조종 무더기 적발


2025년 4월,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공조 수사를 통해 대규모 암호화폐 시세조작 혐의로 수십 명의 관계자를 입건하고, 관련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거래소 일부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일명 ‘9시 경주마 작전’이라 불리는 조직적인 펌핑(pumping) 기법과, 이른바 ‘가두리펌핑(유동성 제한 펌핑)’ 방식을 통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1) ‘9시 경주마’란 무엇인가?


‘9시 경주마’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암호화폐 단타 작전 시간대를 일컫는 은어로, 매일 저녁 9시 정각에 맞춰 특정 코인의 거래량과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빗댄 표현이다. 이 시각은 국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및 거래소 이용자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로, 시세 조작 세력은 이 시간에 맞춰 허위 정보 유포, 호가창 조작, 자전거래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코인 가격을 끌어올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9시 이전까지 미리 코인을 매집해 놓고, 정확히 9시에 대규모 매수 주문을 넣거나 커뮤니티에 ‘대형 호재’가 떴다는 허위 글을 퍼뜨려 순식간에 시세를 끌어올린 뒤, 일반 투자자들이 뒤따라 매수에 나서면 고점에서 보유 물량을 매도해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이런 방식으로 약 3개월 간 총 17개의 소형 코인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펌핑 및 덤핑(dumping) 작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올린 수익은 약 84억 원에 달했으며,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는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2) ‘가두리펌핑’의 정체

‘가두리펌핑’은 유동성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 코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세조작 기법으로, 가격 상승과 하락이 조작 세력에 의해 전적으로 통제되는 점에서 ‘가두리 양식장’에 비유된다. 이 방식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1. 미리 선정된 소형 코인 매집: 유동성이 적고, 거래소 상장 코인 중 실질적인 사용처나 기술력보다 테마성 또는 커뮤니티 기반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코인이 주 타깃이 된다.


2. 허위 정보 유포 및 여론 조작: SNS, 텔레그램, 디스코드, 트위터 등에서 ‘곧 대형 거래소 상장’, ‘정부와의 협약’, ‘신기술 공개’ 등 사실 무근의 정보를 확산시킨다.


3. 가격 급등 유도: 자전거래(동일인 간의 매수·매도) 및 대량 호가 창출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투자자의 관심을 끈다.


4. 개인 투자자 유입 및 고점 매도: 일반 투자자들이 몰리면 조작 세력은 고점에서 보유 물량을 매도하고 빠져나온다.


5. 코인 가격 폭락: 이후 코인은 유동성 부족과 신뢰 하락으로 인해 급락하며, 뒤늦게 진입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는다.

이번에 적발된 세력은 이 전략을 바탕으로 특정 거래소와 암묵적으로 협력해 호가창 조작과 허위 유동성 제공도 감행했다. 거래소 관계자 일부가 가격 상승을 방조하거나 심지어 조작을 돕는 방식으로 개입한 정황도 포착되어 수사망이 확대되고 있다.

3) 조직적 작전, 공범은 수십 명


수사기관에 따르면 시세조작에는 개발자, 마케팅 담당자, 텔레그램 운영진, 유튜버, SNS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인물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 특히 일부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일정 금액을 받고 특정 코인을 ‘차세대 유망 코인’이라며 방송에서 추천했으며, 그 직후 해당 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는 패턴이 여러 차례 확인됐다.


이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한 구조적 범죄 형태로 움직였으며, ‘작전방’이라 불리는 텔레그램 비공개 채팅방에서는 작전 시간, 펌핑 전략, 유입 물량 등 세부적인 조율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중 일부는 과거 주식 리딩방 사기, 다단계 코인 사기, 해외 무허가 거래소 운영 등의 전력이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암호화폐 시장을 ‘사기판’으로 인식하게 하는 주범들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4) 피해자들의 절망


인터넷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해당 코인이 대형 거래소 상장 직전이라기에 모든 자금을 몰빵했다가 하루 만에 반토막 났다”, “유명 유튜버가 추천한 코인이라 믿었는데 알고 보니 작전세력과 한통속이었다”는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몇 분 만에 70% 가까운 손실을 입은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경제적 파탄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관련 거래소에 상장 코인에 대한 상시 감시를 강화하고, 작전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 즉시 매매중지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법적 권한 강화를 추진 중이다.

5) 제도적 공백과 금융당국의 대응


가상자산 시장은 현재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자금세탁 방지 위주로 규제되고 있으며, 시세조작이나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근거는 부족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공정거래법과 자본시장법 유사 규정의 적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시세조작, 미공개정보 이용, 허위사실 유포 등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불법인 행위가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사실상 처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자본시장과 유사한 질서 유지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역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가상자산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정의할지, 혹은 별도 범주로 다룰지에 대한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9시 경주마’ 및 ‘가두리펌핑’ 사건은 가상자산 시장이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의 윤리적 책임과 법적 제재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무분별한 투자 유도와 시세조작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주의뿐 아니라 제도권의 신속하고도 명확한 대응이 필요하다.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