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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이 치매라면, 나도 치매에 걸릴까요? 부제 : 가족력이 걱정된다면 꼭 알아야 할 뇌과학의 진실

by honeypig66 2026. 7. 23.

서론

치매를 걱정하는 많은 가족들의 질문은 병에 대한 두려움보다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출처: Unsplash / Steve Johnson

지금 제가 생활하고 있는 더필립병원 807호실에서는 치매 환자분들을 자주 마주합니다. 창밖을 바라보시는 분도 있고, 복도를 천천히 걸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때로는 방금 나눈 대화를 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병원에서 보호자분들이 제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도 늘 비슷합니다. "우리 어머니가 치매인데, 저도 나중에 치매에 걸릴까요?"

그 질문에는 단순히 병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부모님을 지켜보며 느꼈던 애틋함과 사랑이 더 많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이 간절한 질문에 대해, 제가 이곳 807호실에서 매일 느끼는 것들과 뇌과학의 진실을 함께 나누어 보려 합니다.

1. 치매 유전의 오해와 진실: '결정'이 아닌 '경향'

대부분의 치매는 유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유전은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출처: Unsplash / Christopher Gower

많은 분이 유전적 요인을 '치매를 일으키는 확정적인 원인'으로 생각하시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가족성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병형): 전체 치매의 1~5% 미만으로 매우 드뭅니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며, 30~50대에 발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후기 발병형): 대부분의 치매가 여기에 해당하며, 65세 이후에 나타납니다. 여기서 '유전'은 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 '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적 소인(Susceptibility)'을 의미합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에게 치매는 유전자에 의해 100% 결정되는 '운명'이 아닙니다. 유전적 소인이 있더라도 그것은 전체 위험의 일부일 뿐입니다.

2. 설계도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느냐'입니다

생활 습관은 유전이라는 설계도 위에 건강한 삶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출처: Unsplash / Shubham Dhage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는 어려운 용어 대신, 우리 삶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유전자는 집을 짓기 위한 '설계도'와 같습니다.

하지만 설계도만 있다고 해서 튼튼한 집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무엇을 먹고, 얼마나 꾸준히 걷고, 어떻게 깊은 잠을 자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바로 그 설계도를 실제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건강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은 유전적 위험 요인을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생물학적 대응이 됩니다.

3. 나이 듦과 전두엽의 피로

건망증은 치매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피로와 주의력 저하도 기억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출처: Pexels / Kampus Production

나이가 들면서 흔히 겪는 '깜박거림'을 바로 치매와 연결 지어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현대인들은 수많은 정보와 선택지 속에서 살아가며 전두엽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모합니다. 건망증은 기억 저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저장 과정에서의 '주의력' 문제입니다. 자연스러운 뇌의 변화를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오히려 뇌 건강에 해로운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뿐입니다.

4. 근육은 뇌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어기제

규칙적인 운동은 근육뿐 아니라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입니다. 출처: Pexels / cottonbro studio

그렇다면 유전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근육'입니다.

최근 뇌과학 연구들은 근육이 뇌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어기제임을 밝혀냈습니다. 운동을 통해 근육을 사용하면 '마이오카인'이라는 물질이 뇌 신경세포의 생존을 돕고 인지 기능을 개선합니다. 또한, 근육은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여 뇌의 과부하를 막아줍니다. 지금 당장 의자에서 한 번 일어나 보십시오. 집 앞을 10분만 걸어보십시오. 이것이 미래의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대처법입니다.

결론. 807호실에서 배운 삶의 해답

복도를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에는 기억을 지키고 삶을 이어가려는 소중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출처: Pexels / Antoni Shkraba Studio

오늘도 807호실 복도에서는 천천히 걷는 어르신들을 만납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은 단순한 재활 운동이 아닙니다. 자신의 기억을 지키려는 눈물겨운 노력이고,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숭고한 다짐입니다.

807호실에서 제가 매일 확인하는 사실도 같습니다. 치매는 유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늘의 작은 선택들이 내일의 뇌를 조금씩 만들어갑니다. 우울증이나 불안 같은 마음의 고통을 돌보고, 사람과의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매일 조금씩 걷는 일상. 그것이 우리가 유전이라는 이름의 불안을 이겨내고 뇌를 건강하게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오늘 내딛는 한 걸음과 오늘 선택한 작은 습관이, 언젠가 미래의 나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기억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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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국내외 연구와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건강 정보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과 원인은 다를 수 있으며, 본 내용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기억력 저하나 인지 기능 변화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신경과 또는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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