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보험료 인상이 지속되면서 많은 국민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내 보험료 왜 자꾸 오르나 했더니"라는 제목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특정 지출로 인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다.
건보공단은 담배로 인해 발생한 질병 치료비를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소송의 핵심 쟁점은 담배로 인한 의료비 증가분을 흡연자 개인이 아니라 담배를 제조·판매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지 여부다. 만약 건보공단이 승소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패소한다면 소송비용과 행정비용이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1)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원인
건강보험료 인상의 원인을 단순히 담배소송 패소로만 볼 수는 없다. 실제로 건강보험 재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지적된다.
1.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인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지출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전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 불필요한 의료 이용 증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경증 질환에도 과잉 진료를 받거나, 중복 검사를 하는 사례가 많다. 또한 일부 병·의원에서는 과잉 진료를 유도해 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다.
3.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증가
외국인의 건강보험 이용이 증가하면서 일부 부정 수급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인이 단기간 거주하면서 고가의 치료를 받은 뒤 출국하는 사례가 문제가 되고 있다.
4.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의 문제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이 소득이 아니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의 차이로 인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소득이 낮더라도 재산이 많으면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반대로 소득이 높지만 낮은 보험료를 내는 경우도 있다.
2) 담배소송과 건강보험 재정
건보공단은 2014년 KT&G, 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국내외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53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핵심 논리는 담배가 폐암과 후두암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해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그 비용을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1심에서 담배와 특정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1심 패소로 인해 법적 대응을 지속하는 것이 건강보험 재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패소한다면 그동안 소송에 투입된 비용과 자원이 낭비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승소한다면 담배회사들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아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기여할 수 있다.
3)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기 위한 대책
건강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1. 의료비 절감 정책 강화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기 위해 본인 부담금을 조정하거나, 의료기관의 과잉 진료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2.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 개선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하고, 단기 체류자의 보험 악용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3. 담배 등 건강 유해 제품에 대한 부담금 확대
담배뿐만 아니라 술, 고칼로리 음식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에 대한 건강부담금을 확대하여 건강보험 재정 확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보험료 부과 기준 개편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여 형평성을 높이고, 건강보험료 부담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결론
건강보험료 인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단순히 담배소송 때문만이 아니라, 고령화, 과잉 진료,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보험료 부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담배소송이 승소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패소할 경우 오히려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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