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이 있을 때 피해야 할 영양제 4가지: 과학적 분석

염증은 몸이 감염, 조직 손상, 자극에 반응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이다. 급성 염증은 회복을 돕는 유익한 작용이지만, 만성 염증은 심혈관 질환, 당뇨, 암,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염증을 완화하고자 다양한 식이요법과 영양 보충제가 활용되지만, 일부 영양제는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면역 반응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다음 네 가지 보충제는 염증 상태일 때 주의가 필요하다.
1. 카바(Kava) 보충제
카바란?

카바(Kava)는 남태평양 지역에서 사용되는 전통 식물로, 불안 완화와 수면 개선 효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주요 활성 성분인 카발락톤(kavalactones)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진정 효과를 유도한다.

카바와 염증
초기 연구에서는 카바가 항염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최근 연구는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지적한다:

간 독성 위험: 카바의 주요 부작용은 간독성이다. 만성 염증은 간 기능에도 부담을 주는 상태이므로, 카바의 간독성은 기존 염증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면역 억제 작용: 카발락톤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어, 감염성 염증(예: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의한 염증) 상황에서는 자연적인 면역 반응을 방해할 수 있다.

연구 사례

2002년 유럽의약청(EMA)은 카바 보충제가 간염, 간부전과 관련되어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으며, 이후 여러 국가가 사용을 제한하거나 경고 표시를 의무화했다.

2013년, Journal of Toxicology에 발표된 논문은 카바 섭취 후 간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 및 세포 사멸 경로가 활성화된다고 밝혔다.
결론: 염증 상태에서는 간 기능 보호와 면역 반응 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카바 보충제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고용량 철분 보충제
철분과 면역

철분은 적혈구 형성뿐 아니라 면역세포의 기능에도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그러나 과잉 섭취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용량 철분과 염증

산화 스트레스 유발: 과도한 철분은 활성산소(ROS)를 생성하여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는 염증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병원균 성장 촉진: 철분은 세균의 성장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감염성 염증이 있는 경우 철분 보충은 병원균 증식을 유도할 수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 파괴: 고용량 철분은 유익균을 줄이고 유해균을 증가시켜, 장내 염증과 면역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 사례
2010년 Cell Host & Microbe에 실린 연구에서는 고용량 철분 보충이 어린이의 장내 염증성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다.

The Lancet에 실린 2016년 연구에서는 감염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 고용량 철분 보충이 오히려 감염률을 높인다는 경고가 있었다.
결론: 철분은 필요한 만큼만 섭취해야 하며, 염증이나 감염이 있는 상황에서는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필요량을 확인한 뒤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3. 공액 리놀레산(CLA, Conjugated Linoleic Acid)
CLA란?

CLA는 주로 소나 양 같은 반추동물의 고기 및 유제품에 존재하는 지방산으로, 체지방 감소, 혈당 조절, 항암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이 알려져 있다.
CLA와 염증
CLA는 이중적인 작용을 보인다. 일부 이성질체는 항염 효과를 나타내지만, 다른 형태는 오히려 염증을 유도할 수 있다.
이성질체 차이: CLA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특히 trans-10, cis-12 CLA는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등)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인슐린 저항성 유도: 일부 연구에서는 CLA 보충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며, 이는 대사성 염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지방간 위험 증가: CLA 보충이 간내 지방 축적을 유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과 관련된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구 사례
2004년 Diabetes Care에 실린 임상 연구에서는 CLA 섭취가 인슐린 민감성을 떨어뜨리고 염증성 마커를 증가시켰다고 보고되었다.

2008년 Journal of Lipid Research에서는 CLA가 간내 염증 경로를 활성화시킨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론: CLA는 특정 조건에서는 유익할 수 있으나, 염증성 질환 환자에게는 부작용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용량이나 장기 복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고용량 비타민(특히 비타민 A, E, C)
비타민과 염증
비타민은 면역 기능과 항산화 작용에 관여하며 일반적으로 건강에 이롭다. 그러나 고용량으로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1) 비타민 A
고용량 비타민 A는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염증 상태에서 간 기능 저하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

또한,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억제하거나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2) 비타민 E

항산화제로 알려졌지만, 고용량 복용 시 항산화 균형을 무너뜨려 면역세포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용량 비타민 E 섭취가 암,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오히려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3) 비타민 C

일반적인 양에서는 항염 작용이 있으나, 고용량 섭취는 산화 환원 균형을 파괴하고 위장관 자극, 신장결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 사례
2005년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메타분석에서는 고용량 비타민 E(일 400 IU 이상)가 사망률을 소폭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2013년 JAMA에서는 고용량 비타민 A 복용이 폐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결론: 비타민은 부족할 때만 보충해야 하며, 염증 상태에서 고용량 복용은 항산화 균형을 깨뜨리고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마무리
영양제는 건강 보조 수단이지만, 모든 상황에 맞는 만능 해법은 아니다. 특히 염증이라는 민감한 생리 반응 상태에서는 일부 영양제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카바, 고용량 철분, CLA, 고용량 비타민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염증 상태에서 주의가 필요한 보충제들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전문의 상담을 바탕으로 영양제를 선택하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원칙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