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잘 모르고 접근"…"부동산 중심 경영하다 경쟁력 약화." 홈플러스 악화, 규제·이커머스 탓으로? 고가 베팅 MBK 전략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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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잘 모르고 접근"…"부동산 중심 경영하다 경쟁력 약화." 홈플러스 악화, 규제·이커머스 탓으로? 고가 베팅 MBK 전략실패.

by honeypig66 2025. 3. 16.

홈플러스의 위기: 유통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경영 전략 실패

홈플러스가 지속적으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이유를 단순히 규제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확산 때문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간과하는 것이다. 오히려 유통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접근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경영 방식과, 부동산 중심의 운영 전략이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홈플러스의 사례는 단순한 시장 환경 변화가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 기업 경쟁력을 어떻게 좌우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1. 유통업에 대한 이해 부족: 단기 수익 추구가 초래한 장기 경쟁력 약화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 2000억 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했다. 당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으며, 온라인 쇼핑과 쿠팡, 마켓컬리 같은 신흥 강자들이 급부상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MBK는 유통업 특유의 장기적 안목을 갖춘 경영보다는, 사모펀드 특유의 단기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했다.

특히, 홈플러스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는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매장 리뉴얼과 차별화 전략보다는 기존 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집중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 감축, 매장 운영비 절감 등의 정책이 시행되었다. 이는 고객 경험을 악화시키고, 브랜드 충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과거 강력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온라인 쇼핑 확대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부족했다. 오프라인 강점을 온라인과 결합하는 혁신 전략이 부재했으며, 신선식품 배송 시스템, 물류망 개선 등의 핵심 투자도 미흡했다. 결국, 이는 경쟁사 대비 온라인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2. 부동산 중심 경영: 본업보다 자산 유동화에 집중

MBK의 가장 큰 전략적 실수 중 하나는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중심으로 한 경영 방식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MBK는 인수 이후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으로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 점포들의 부동산을 매각한 후, 이를 다시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운영비 증가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동산 매각 이후 홈플러스는 지속적으로 임차료 부담을 떠안아야 했고, 이는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이 자체 부지를 보유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운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홈플러스는 매년 증가하는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구조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부동산 매각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에는 점포 운영의 유연성을 잃고 신규 투자 여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장기적인 유통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를 좁히는 요인이 되었다.

3. 규제와 이커머스 성장 탓으로 돌리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를 단순히 정부 규제나 이커머스 확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놓치는 것이다. 물론,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 휴업 규제(매월 두 번의 강제 휴무)와 온라인 쇼핑 시장 확대는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는 모든 대형마트가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같은 규제 환경 속에서도 온라인 전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했다. 예를 들어,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롯데마트 역시 롯데ON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온라인 사업에서의 존재감도 미미했다.

결국, 시장 변화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이에 대한 대응 방식이 기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홈플러스의 문제는 규제 자체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전략적 실책에서 비롯되었다.

4. MBK의 고가 베팅과 전략 실패: ‘먹튀’ 논란과 기업 가치 훼손

MBK는 홈플러스를 7조 2000억 원에 인수했으나,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고가 베팅’이었음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의 기업 가치는 크게 하락했으며, MBK가 기대했던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홈플러스의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기대하는 가격에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MBK가 단기적 수익을 목표로 한 운영 전략을 고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투자 이후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성장시키기보다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빠른 자금 회수를 시도하는 방식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해친 것이다.

이러한 경영 방식은 홈플러스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직원 구조조정, 점포 매각, 비용 절감 위주의 운영 방식은 내부 사기를 저하시켰고,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결과적으로, 홈플러스는 유통업 내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잃고, 점점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5. 향후 전망: 경쟁력 회복이 가능할까?

홈플러스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구조조정이 아닌,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온라인 경쟁력 강화: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과 경쟁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 확충과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단순히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부동산 전략 재검토: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핵심 매장을 유지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운영 방식이 지속된다면, 홈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더욱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키울 수 있는 전략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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