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인생의 한가운데서 예기치 못한 멈춤을 경험할 때가 있다.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타인의 영혼을 돌보는 사제로 살아왔으나,
정작 내 몸과 마음의 신호를 놓치고 나서야 요양 병원에서의 2년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시간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내 삶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는 치열한 성찰의 과정이다. 과학과 심리, 그리고 영성의 경계에서
내가 깨달은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풀어내고자 한다.

1. 종합검진 패키지에 꼭 포함된 ‘과도한 방사선 검사’ – CT, PET, MRI 남용의 문제점
건강검진 센터에서 고가의 검진을 유도할 때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이 전신 CT, PET-CT, 흉부 저선량 CT, 복부 CT 등의 영상진단이다. 특히 전신을 스캔하는 검사들은 “암을 조기에 찾아낸다”는 구호와 함께 고위험 질병 발견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처럼 광고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CT(컴퓨터 단층촬영)**는 단일 촬영으로도 일반 엑스레이보다 수십10mSv에 이르는데, 이는 자연 방사선 노출량의 약 3년 치에 해당한다. 전신 CT나 복합 촬영(PET-CT)은 이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계를 1mSv로 제한하고 있는데, 검진용 영상촬영은 이 기준을 간단히 넘어버리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고선량 촬영이 명확한 진단 목적 없이 진행될 경우다. 병변이 의심되어 정밀 진단을 위한 촬영이라면 의학적 정당성이 있지만, 단지 ‘혹시 모를 암’을 찾아보기 위해 촬영하는 것은 방사선 노출로 인한 2차 암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매년 시행되는 불필요한 CT검사로 인해 수천 건의 암이 새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CT나 PET-CT의 조기암 발견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폐암 검진을 위한 저선량 CT는 55세 이상 고위험 흡연자에게만 권고되고, 전신 PET-CT는 종양이 일정 크기 이상이 되어야만 발견이 가능하다. 즉, 막연한 조기 발견 기대는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며, 거짓양성(실제로 암이 아닌데 이상 소견으로 나오는 경우)으로 인해 불필요한 조직검사와 공포, 의료 낭비가 발생한다.

MRI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지만, 종종 불필요한 추적 검사나 치료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사용은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전신 MRI는 아직까지 진단적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고가의 검진 항목으로 판매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특정 질병에 대한 의학적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고강도 영상검사는 건강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해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의학적 판단 없이 마케팅적으로 끼워 넣은 CT나 PET 검사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2. 지나치게 많은 종합혈액검사 – 정보는 늘어나지만 해석 불가능한 숫자의 나열

건강검진표를 받아들었을 때,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이 ‘혈액검사’다. 병원에서는 이를 수십 가지 항목으로 나열하며 정밀함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많은 수치가 임상적 의미 없이 정보만 많을 뿐이다. 대표적인 예가 종합혈액검사에서 자주 포함되는 종양표지자 검사다.

종양표지자는 암세포가 생성하거나 암으로 인해 몸에서 변화된 물질을 의미하지만, 정확성과 민감도, 특이도가 낮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간암 표지자인 AFP(알파태아단백)는 간암이 아닌 간염, 간경변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고, 난소암 표지자인 CA-125 역시 생리나 자궁내막증, 골반염 같은 비암성 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다. 즉, 이 수치는 ‘진짜 암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미국암학회(ACS)나 미국예방서비스위원회(USPSTF)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종양표지자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암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는 조직검사와 영상검사이지, 종양표지자가 아니다.

또한, 비타민 D, 엽산, 마그네슘, 셀레늄, 아연 등 미량원소 검사는 일반인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이 수치는 일시적인 식사나 수면 상태, 운동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병적인 상태를 나타내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미세한 수치 변화에 과도하게 반응해 불필요한 영양제 섭취나 의사 상담을 유도하는 것이 문제다.

또한 혈중 인슐린 수치, 호모시스테인, CRP(염증지표), TSH(갑상선자극호르몬) 등도 특정 질환을 의심할 때 의미가 있지, 전 인구에게 일반적으로 검사를 권할 수 있는 항목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갑상선 호르몬 이상은 여성에서 흔하지만, 수치 변화가 미세한 경우 대부분 무증상이며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검진에서 이런 수치들이 수치상 ‘경계’에 걸릴 경우, 과도한 불안과 과잉 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과도한 혈액검사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 불가능한 숫자만 남긴다. 의미 있는 혈액검사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유해할 수 있다.

3. 증상도 없는데 매년 위·대장 내시경을 받는 것 – 오히려 장기 손상과 합병증 위험

우리나라에서 위·대장 내시경은 너무 익숙한 건강검진 항목이다. 특히 민간검진센터에서는 매년 내시경 검사를 권유하며, 검진 마케팅의 핵심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보면 이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무증상자에게 매년 내시경을 권장하지 않으며, 심지어 10년에 한 번이 권장되는 경우도 있다.

먼저 위내시경의 경우, 국가건강검진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에게 2년에 한 번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다는 특수성에 기반한 것이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표준적인 지침은 아니다. 유럽, 미국 등에서는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위내시경을 정기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심지어 위암 검진 자체를 생애 한두 번만 권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무증상자의 위내시경은 조기 발견의 효과가 낮고, 오히려 점막 손상과 감염, 위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장내시경은 더 심각하다. 미국 USPSTF는 평균 위험군 성인의 경우 45세부터 10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을 권고한다. 국내에서도 50세 이상부터 분변잠혈검사로 선별 후 이상 소견이 있을 때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1~2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전신마취나 진정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위험, 장 세척으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 드물지만 치명적인 장 천공이나 출혈의 가능성을 동반한다.

특히 대장내시경은 숙련된 시술자와 철저한 소독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시행되는 검진 내시경에서 감염 및 장기 손상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대장 내시경 과정에서의 장기 손상이나 드물게 발생하는 패혈증 등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면서 과잉 검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위·대장 내시경은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필요할 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증상자가 매년 검사를 반복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없으며, 이로 인한 건강 피해가 실익을 넘을 수 있다.

결론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잠시 멈춰 서지 않으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비록 지금 이 순간이 고통스럽고 막막할지라도, 그것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회복은 단순히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하고 깊어진 자아로 거듭나는 일이다.
오늘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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