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치맥’과 아이스크림 등 고퓨린 식습관이 젊은 층의 통풍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한 글입니다.
‘치맥’ 먹고 아이스크림… 젊은 통풍으로 가는 지름길

한여름 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바삭한 치킨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일상의 소확행 중 하나다. 여기에 달콤한 아이스크림까지 곁들인다면 완벽한 야식 코스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조합이 ‘젊은 통풍’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1) 젊어지는 통풍, 더는 중년 남성만의 병이 아니다
통풍은 흔히 중년 남성, 특히 육식을 좋아하고 술을 자주 마시는 4030대 젊은 층에서도 통풍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대 통풍 환자는 2010년 1만 3000명대에서 2023년에는 4만 명에 육박하며 3배 이상 증가했다. 30대 환자도 마찬가지다.
전문의들은 이러한
추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음주, 당 섭취 증가를 지목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치맥’과 단 음식들이 있다.
2) 치맥과 통풍의 상관관계

‘치맥’은 통풍 유발의 대표적인 식단이다. 우선, 치킨은 고단백 고지방 식품으로 조리 과정에서 퓨린(purine) 함량이 높아진다. 퓨린은 체내에서 요산으로 대사되며, 이 요산이 혈중에 과도하게 쌓이면 결정체를 형성해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통풍이다.

문제는 여기에 맥주가 더해질 때 발생한다. 맥주는 다른 주류보다 퓨린 함량이 특히 높으며, 이뇨작용을 일으켜 혈중 요산 수치를 더 쉽게 상승시킨다. 게다가 알코올 자체가 요산의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치킨과 맥주는 퓨린 과잉과 요산 배출 저하라는 ‘이중 악영향’을 끼친다.

3) 아이스크림, 과일 주스도 주의해야
치킨과 맥주를 먹은 후 입가심으로 아이스크림이나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도 위험한 습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이 ‘단순 당분’일 뿐 통풍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또한 오산이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일 주스에 다량 포함된 **과당(프럭토스)**는 체내에서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이 첨가된 가공음료는 요산 수치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요산은 프럭토스의 대사 과정에서 ATP가 분해되면서 생성되는데, 과도한 프럭토스 섭취는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이고 결국 통풍 발작 가능성을 높인다.


4) 왜 젊은 층이 취약할까?
20~30대의 경우, 신체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통풍을 당장 느끼기 어렵지만, 장기간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점차 관절에 요산 결정이 쌓이기 시작한다. 게다가 젊은 층은 잦은 회식, 배달 음식 소비, 야식 습관 등으로 인해 고퓨린, 고지방, 고당 식품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 여기에 운동 부족, 스트레스, 수면 부족까지 더해지면 요산 배출 능력은 점점 떨어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젊은이들이 통풍 초기 증상을 단순한 '발목 삐끗함'이나 '무리한 운동 후 통증'으로 오인해 방치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통풍은 한번 발병하면 재발률이 높고, 만성화될 경우 관절 변형과 신장 기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다.
5)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발가락, 발목, 무릎 통증을 경험하거나 갑자기 관절이 붓고 열감이 느껴진다면 통풍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가족 중 통풍 환자가 있는 경우, 유전적 소인이 클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통풍은 혈액검사만으로도 요산 수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조기 검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혈중 요산 수치가 7.0mg/dL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으로 진단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통풍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6) 생활 속 예방법

1. 치맥 줄이기: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로 제한하고, 치킨은 튀긴 것보다 구운 형태를 선택한다. 맥주 대신 소량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2. 당분 섭취 줄이기: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과일 주스 등 과당이 많은 가공식품은 피한다. 갈증 해소는 물이나 무가당 차로 대체하자.

3. 수분 충분히 섭취: 하루 2리터 이상 물을 마시면 요산 배출을 촉진할 수 있다.
4. 규칙적인 운동: 과체중은 통풍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므로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5.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호르몬 변화로 요산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수면과 휴식을 충분히 취하자.
6. 정기 검진 받기: 특히 통풍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으로 요산 수치를 체크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치료에 나서야 한다.
7) 맺으며

‘치맥’과 아이스크림은 젊은 세대의 즐거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은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비롯된다. 단순한 유행처럼 즐기던 식습관이 향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통풍이라는 경고 신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의 방심이 10년 후 고통으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 오늘 한 잔의 맥주와 한 숟가락의 아이스크림을 되돌아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