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주변에서 ‘이것’ 썼다가는… 뇌 손상시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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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주변에서 ‘이것’ 썼다가는… 뇌 손상시킬 수도

by honeypig66 2025. 5. 10.

다음은 부모의 전자기기 사용이 자녀의 뇌 발달 및 정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호주 울릉공대 연구팀의 메타분석을 중심으로 과학적으로 분석한 글입니다.

부모의 전자기기 사용과 자녀 발달: 뇌 손상 가능성까지

부모가 자녀 주변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자주 사용하면 아이 뇌가 손상되고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 사용은 일상생활에서 불가피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 사용이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전자기기에 몰두하는 행동이 자녀의 뇌 발달, 정서, 사회성,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과학적으로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하는 엄마, 아이와 대화 4배 줄어”

호주 울릉공대(University of Wollongong) 연구팀이 수행한 최근 메타분석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정량적으로 조망한 대표적인 연구다. 이 메타분석은 21건의 관련 연구를 종합해 5세 미만 영유아 1만490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에 스마트폰이나 기타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자녀의 인지, 사회성, 정서 조절 능력, 행동에 광범위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분석은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서, 뇌 발달 자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경과학적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유아가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가지고 놀면 집중력이 쉽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 인지 및 사회성 발달 저하

인지 발달은 주의 집중, 기억력, 언어 능력, 문제 해결력 등 다양한 정신 기능의 성장을 의미한다. 부모가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자녀는 부모로부터 직접적인 상호작용—말 걸기, 표정, 제스처, 반응—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유아기의 뇌는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의 활동을 통해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면서 발달하는데, 부모가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자녀를 무시하면 이러한 신경 회로가 활성화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사회성 발달 또한 마찬가지다. 감정 인식, 공감, 협력, 갈등 해결 능력은 모두 상호작용을 통해 길러지는데, 부모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자녀는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느끼고, 타인과의 유대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부모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는 자녀의 사회적 단서(social cue) 해석 능력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 애착 형성의 문제

애착 이론에 따르면, 안정된 애착은 아이가 부모의 반응을 예측 가능하다고 느끼고, 감정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할 때 형성된다. 하지만 부모가 전자기기를 사용하느라 자녀의 말이나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 자녀는 ‘회피형 애착’이나 ‘불안정 애착’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상태는 이후 대인관계에서 불안감, 신뢰 부족, 자기효능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정서적 단절(emotional disengagement)’은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고, 감정을 억제하거나 과장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애착의 왜곡은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특히 편도체와 해마—의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편도체는 위협을 감지하고 감정을 처리하는 기관으로, 부모의 일관되지 않은 반응은 편도체의 과활성화로 이어져 불안, 충동, 분노 등의 정서적 반응이 과장될 수 있다.

3. 행동 문제의 증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이 자녀의 행동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드러났다. 메타 분석에 포함된 다수의 연구에서, 부모가 자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자녀가 공격성, 반항, 규칙 위반 등 행동 문제를 보일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도 설명 가능하다. 부모가 자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자녀가 공격성, 반항, 규칙 위반 등 행동 문제를 보일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또한 부모의 전자기기 사용은 자녀의 놀이 시간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유놀이(free play)는 사회적 규칙과 자율성을 배우는 중요한 과정인데, 부모가 개입하지 않으면 놀이의 질이 떨어지고 학습 기회가 상실된다.


4. 분노·충동성·규칙 위반에 대한 취약성 증가

감정 조절 능력은 생후 3~5세 사이에 급격히 발달한다. 이 시기 자녀는 부모의 감정 표현을 관찰하고, 적절한 반응을 모방하면서 조절 전략을 습득한다. 하지만 부모가 기기에 몰두하면서 자녀의 감정 신호를 무시하면, 자녀는 자신의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불안감에 빠지고 쉽게 분노하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또한 부모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자녀가 규칙을 위반해도 적절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는 사회적 규칙을 내면화할 기회를 놓친다. 이는 사회적 기대를 무시하고, 자신의 욕구만을 앞세우는 이기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감정적 불안정성은 결국 자녀의 대인관계, 학교생활, 자아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자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갈등을 겪으며 자기 부정적 사고에 빠지게 되고, 이는 청소년기 우울증, ADHD, 반사회성 행동장애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5. 부정적인 감정 경험의 빈도 증가

메타분석 결과,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은 자녀의 부정적인 정서 상태 증가와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 슬픔,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은 부모의 무관심과 정서적 단절에서 기인한다. 부모의 주의가 기기에 빼앗기면 자녀는 ‘나는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는 자존감의 저하로 직결된다.


신경생리학적으로도 이는 설명이 가능하다. 부모의 따뜻한 반응은 자녀의 옥시토신(oxytocin) 분비를 증가시키며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반면 정서적 무응답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과다 분비로 이어져, 뇌 구조의 손상과 스트레스 반응계의 비정상적인 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의 축적은 정서불안, 우울감, 심지어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유사한 증상까지 야기할 수 있다.


결론: 단순한 기기 사용이 아닌 ‘관계 단절’의 문제

부모의 전자기기 사용은 단순히 스크린에 집중하는 행동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자녀와의 정서적·사회적 연결 고리를 약화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 특히 5세 미만은 뇌가 가장 유연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이므로, 부모의 반응성 결핍은 신경 발달의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


결국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은 단순히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뇌를 훈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하는 행위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녀의 학습 능력, 감정 조절, 사회성, 심지어는 성격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부모는 전자기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녀와의 일대일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유대와 안전기지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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