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에 무선충전회로 전사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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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에 무선충전회로 전사기술 개발

by honeypig66 2025. 4. 20.

국내 연구진, 콘택트렌즈에 무선충전회로 전사기술 개발…스마트렌즈 상용화 성큼

최근 국내 연구진이 콘택트렌즈에 무선충전 회로를 전사하는 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 과학기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전자기기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무선충전 기능을, 눈에 착용하는 초박형 콘택트렌즈에까지 접목한 사례로, 차세대 스마트렌즈 상용화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진행되었으며, 약 3년에 걸친 공동연구 끝에 성과를 이루어냈다. 특히 사람의 눈에 직접 닿는 콘택트렌즈라는 점에서 생체 적합성과 안전성, 유연성 등 까다로운 기술적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했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무선충전용 회로(안테나-정류회로)-슈퍼커패시터-LED 디스플레이가 집적화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렌즈 이미지

1) 스마트 콘택트렌즈, 그리고 무선충전의 필요성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단순한 시력 교정을 넘어, 다양한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거나 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등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들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유타대 연구원들이 가짜눈에 콘택트 렌즈를 씌워 자신들이 개발한 듀얼 모드 전원 수확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듀얼 모드 파워 팩은 빛과 눈물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한다. (사진=줄리안 페피톤/유타대)

하지만 이러한 렌즈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었다. 바로 전력 공급이다. 기존에는 마이크로배터리를 내장하거나 외부 전송장치를 사용하는 방식이 주류였지만, 배터리 수명, 안정성, 부피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연구진이 선택한 것이 바로 무선충전 기술의 적용이었다. 무선충전 기술은 기존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등에 널리 활용되어 왔지만, 콘택트렌즈처럼 작고 얇으며 유연한 소재에 적용하기에는 기술적 제약이 많았다.


구글렌즈의 얼개. 구글은 지난 2018년 구글렌즈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에르샤반은 이런 구조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2) 전사(轉寫) 기술의 돌파구

이번 연구의 핵심은 바로 초박형 무선충전 회로를 콘택트렌즈 표면에 전사(轉寫)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회로를 얇게 만들어 렌즈에 부착하는 방식이 아닌, 회로 전체를 특수한 박막 기술을 이용해 렌즈 표면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두 가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광전지와 배터리는 서로 다른 눈 깜빡임 단계에서 활성화된다.

첫 번째는 초고유연성 회로소재의 개발이다. 기존의 금속 기반 회로는 유연성이 부족해 렌즈처럼 구부러지는 소재에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연구진은 전기적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게 휘어지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생체적합성도 우수해 눈에 직접 닿아도 자극이 없으며,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다.

유타대의 통합 파워 팩은 특히 노안에서 녹내장에 이르는 다양한 눈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적용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통합파워팩의 모습. c)생체 적합성을 가진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으로 캡슐화된 전력 관리회로 및 모조 안구에 장착된 플렉서블 태양전지, d) 자연적인 눈 깜빡임 조건에서 파워팩의 전기적 상태. 왼쪽은 눈을 떴을 경우인데 솔라셀은 ‘온’, 과산화마그네슘은(MgO₂)은 ‘오프’ 상태다. 가운데는 눈을 반만 떴을 때인데 솔라셀은 ‘온’(절반의 전력)이고 MgO₂는 ‘오프’(산화)상태를 나타낸다. 오른쪽은 눈을 감았을 때인데 솔라셀은 ‘오프’이고, MgO₂는 ‘온’ 상태를 나타낸다

두 번째는 레이저 기반 미세전사기술이다. 이 기술은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도로 회로를 전사할 수 있어, 눈동자의 움직임이나 렌즈의 곡률 변화에도 회로가 손상되지 않는다. 이 전사기술을 통해 렌즈 전체 두께는 기존보다 얇아졌으며, 투명도 역시 높아져 착용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3) 시연과 성능 검증

연구진은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제품 렌즈를 제작하고, 다양한 환경에서의 성능 검증을 진행했다. 실험에서는 콘택트렌즈가 착용자의 눈에 안전하게 부착된 상태에서도 무선충전이 가능함을 입증했고, 약 1미터 거리에서 소형 무선충전기와의 전력 송수신이 원활히 이루어졌다.


또한 렌즈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 수치를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무선으로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기술도 함께 시연되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당뇨 환자들에게는 눈물 속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스마트렌즈는 기존 채혈 방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발색변화를 통한 눈물 속 포도당 농도 측정 시스템의 전체 구성도 및 렌즈의 발색변화 화학적 반응 모식도

4) 국내외 학계와 산업계의 반응

기술은 발표 직후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되었으며, 미국 MIT, 일본 도쿄대 등 유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IT,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기술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도 매우 크다.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발색변화를 통한 눈물 속 포도당 농도 측정

삼성전자, LG이노텍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의 애플, 인텔 등에서도 기술 이전 및 공동연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기술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스마트렌즈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5) 향후 과제와 상용화 전망

화이바이오메드 녹내장 안압 실시간 모니터링 콘텍트렌즈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무선충전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체에 전자파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대량생산 공정의 표준화와 원가 절감이 필요하며, 셋째로는 법적·윤리적 검토와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검증도 요구된다.

카이헬스 난임치료 성공률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배아분석 기기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현재 연구팀은 해당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국내 스타트업과 협력하여 시제품을 확대 제작 중이며, 빠르면 3년 내 상용 스마트렌즈의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뉴냅스 뇌질환 맞춤형 난치성 시각장애 치료기기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편,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연구비와 사업화 자금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향후 10년간 수조 원 규모의 세계 스마트렌즈 시장에서 한국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6) 맺음말


콘택트렌즈에 무선충전 회로를 전사하는 기술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다. 이는 ‘몸의 일부처럼 작동하는 전자기기’라는 미래의 웨어러블 기술을 현실로 끌어오는 거대한 한 걸음이다. 눈을 통해 정보를 읽고, 분석하며, 전송하는 세상—그 중심에 한국의 기술이 서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스마트렌즈의 미래, 그 문을 여는 열쇠는 지금 우리의 손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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