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부 여성에겐 성생활이 즐거움이 아닌 고통의 상징이 되었나? 미국의 경우 전체 여성 중 20~60% 정도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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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부 여성에겐 성생활이 즐거움이 아닌 고통의 상징이 되었나? 미국의 경우 전체 여성 중 20~60% 정도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됨.

by honeypig66 2025. 4. 18.

아래는 유발성 전정통(Provoked Vestibulodynia, PVD)과 관련된 여성 성교통에 대한 글입니다.

왜 일부 여성에겐 성생활이 즐거움이 아닌 고통의 상징이 되었나?

유발성 전정통은 대표적인 성교통 질환으로 한때 ‘외음부 전정염’으로 불렸다


성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즐거움의 원천이며, 심리적 안정과 유대감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성이 긍정적이고 즐거운 경험은 아니다. 특히 여성들 중 일부는 성생활을 고통으로 기억한다. 그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유발성 전정통이다. 이 질환은 ‘외음부 전정염(Vulvar Vestibulitis)’이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졌던 병명에서 변화된 것으로, 단순한 염증이 아닌 복합적인 통증 증후군으로 이해되고 있다.

1) 유발성 전정통(PVD)이란?

유발성 전정통은 여성의 외음부 중 질 입구를 둘러싼 부위인 ‘전정(vestibule)’에 자극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극심한 통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이 자극은 보통 성관계, 탐폰 삽입, 산부인과 검진, 심지어 꽉 끼는 바지를 입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만성적인 통증이기 때문에 여성의 일상생활, 성생활, 심리적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2) 왜 ‘전정염’에서 ‘전정통’으로?

과거에는 이 질환이 단순히 전정 부위의 염증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되어 ‘외음부 전정염’이라고 불렸으나, 후속 연구들은 이 통증이 염증 외에도 신경과민, 면역 반응 이상, 호르몬 변화,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복합 원인에 기인함을 밝혔다. 따라서 최근에는 단순한 염증 질환이 아닌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간주하며, ‘유발성 전정통’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3)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유발성 전정통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질 입구에 따끔거림, 찌르는 듯한 통증

성관계 시 극심한 작열감 또는 마찰 통증


탐폰 삽입 또는 자전거 안장, 꽉 끼는 옷 착용 시 불편감

검진 시 질경 삽입에 대한 과도한 통증 반응


이러한 증상은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여성의 심리적 고립감과 자기혐오, 관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파트너와의 성생활이 지속적인 고통으로 인해 회피될 경우, 부부관계 또는 연애관계의 파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4)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


유발성 전정통은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1. 신경과민 및 말초신경 증식: 전정 부위에 통증을 전달하는 말초신경의 과도한 성장이나 민감화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여성은 전정 부위의 신경 밀도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2. 염증 및 면역 반응 이상: 자가면역 질환 또는 만성 염증 반응이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 호르몬 변화: 피임약 복용이나 출산 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전정 부위 점막이 얇아지고 민감해질 수 있다.

4. 심리사회적 요인: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 성적 트라우마 등이 질환의 유발 또는 악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통증의 민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계 조절 기전과 관련된다.

5. 유전적 요인: 일부 연구에서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더 높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5)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면봉을 이용하여 질 입구 12시 방향(음핵과 묘도사이)에서 시작합니다. 시계 방향으로 압통을 평가하면 보통 4시 및 8시 방향에서 통증을 제일 많이 느낍니다. 반드시 캔디다성 질염, 적은 여성호르몬, 음부신경통, 피부염, 강직 처녀막, 질경련, 골반근육긴장통과는 감별해야 합니다.

진단은 환자의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검사는 ‘코튼 스왑 테스트’로, 면봉을 이용해 전정 부위를 가볍게 눌러 통증의 위치와 강도를 파악한다. 통증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어 있고, 염증 소견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유발성 전정통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이나 난소 등의 기질적 이상은 초음파 등으로 배제되어야 하며, 필요 시 피부 질환(예: 이차적 감염이나 피부염)과도 감별해야 한다.

6)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유발성 전정통의 치료는 단일 방법으로 해결되기보다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주된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약물 치료

국소 마취제(리도카인 젤 등):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사용된다.


항우울제, 항경련제: 신경과민에 대응하기 위한 약물로, 만성통증 조절에 도움을 준다.

호르몬 크림: 에스트로겐 크림을 국소에 적용하여 점막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2. 물리치료

골반저 근육의 과긴장을 완화시키는 물리치료는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다. 바이오피드백, 전기 자극치료 등이 병행될 수 있다.


3. 심리치료 및 상담
성적 트라우마, 불안, 우울 등의 정신적 요인을 치료하기 위해 인지행동치료(CBT), 성치료, 커플상담 등이 활용된다.

4. 수술적 치료
극단적인 경우에는 전정 절제술(vestibulectomy)이라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는 전정의 통증 유발 부위를 절제하는 방법으로, 일부 환자에게서 통증이 완화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침습적이고 회복 기간이 길어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된다.

7) 유발성 전정통이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


이 질환은 단순한 통증 이상의 문제를 동반한다. 여성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고, 성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 행동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자신감 저하, 대인관계 어려움, 우울증 등의 이차적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반복적인 거절과 갈등은 오해를 낳고, 많은 여성이 병을 숨기거나 ‘내 탓’으로 돌리게 된다.


8)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유발성 전정통은 분명한 의학적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오랫동안 자신의 고통을 설명하지 못하거나 ‘예민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방치돼왔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성에 대한 개방적 논의가 부족해 진단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 적절한 치료 접근이 중요하며, 성생활을 즐거움으로 되돌리는 과정은 단지 의학적 치료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화적 태도 변화와도 관련된다.


9) 맺으며

유발성 전정통은 아직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침묵 속에 겪는 고통이다. 질환 자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 성적 건강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함께 조성될 때 비로소 이 고통의 고리는 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성은 선택의 영역이며, 그 선택이 고통이 아닌 기쁨이 되도록 우리는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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