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rgn"nnmu" 하느님? 하나님? 18년 차 사제였던 제가 들려주는 '이름'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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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하나님? 18년 차 사제였던 제가 들려주는 '이름' 이야기 2)

by honeypig66 2026. 2. 19.

[우리말 탐구] 신부로 18년, ‘하나님’이 평안도 사투리라는 사실을 마주하다

서론: 당연했던 이름에 던지는 질문

  사제로 살아온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 입술에 가장 많이 머문 단어는 단연 ‘하느님’이었습니다. 미사 중에, 고해소에서, 그리고 홀로 바치는 기도 속에서 그 이름은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문학적 문헌들을 살피다 마주한 한 줄의 기록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가톨릭과 개신교를 나누는 신학적 잣대로 여겨온 ‘하느님’과 ‘하나님’의 차이가, 사실은 140여 년 전 어느 번역 현장의 ‘사투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인용 : Pngtree

본론: 아래아(ㆍ) 한 점이 갈라놓은 호칭의 역사

1. 신학적 결단인가, 언어적 현상인가? 흔히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하나님’은 ‘오직 하나(One)이신 분’이라는 유일신 사상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실체는 조금 다릅니다. 1887년 존 로스 목사가 만주에서 최초의 한글 신약전서인 ‘예수성교전서’를 펴낼 때, 번역을 도운 이들은 모두 평안도 사람들이었습니다.

인용:Pngtree

2. 평안도 방언과 ‘하나님’의 탄생 당시 국어에서 ‘하늘’은 ‘하ᄂᆞᆯ’로 표기되었습니다. 표준어라면 ‘하ᄂᆞ님’이 ‘하느님’으로 이행되어야 했지만, 평안도 방언의 특징상 아래아(ㆍ) 발음이 ‘아’ 소리에 가깝게 생략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이라는 표기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즉, 오늘날의 거대한 교리적 차이는 사실 평안도라는 특정 지역의 음운 체계가 남긴 유산일지도 모릅니다.

인용:Pngtree

3. 부를 수 없는 이름, YHWH 근본적으로 돌아가 보면, 성경의 신은 스스로를 ‘YHWH(야훼)’라 계시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은 감히 그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지 못해 ‘아도나이(주님)’로 대체하여 읽었으며, 그 과정에서 원래의 정확한 발음조차 잊히고 말았습니다. 인간이 만든 ‘하느님’ 혹은 ‘하나님’이라는 번역어가 본래의 신성한 이름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인용: GOODNEWS 자료실 - [성경] 히브리어 산책: 야훼, 아도나이

결론: 이름의 너머를 바라보며

  국문학적 논쟁의 관점에서 본다면 ‘하나님’은 문법적 변칙이자 방언의 산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8년 차 사제로서 저는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신이 평안도 사투리를 통해 우리에게 처음 다가왔든, 서울의 표준어를 통해 이름을 알렸든, 중요한 것은 그 소리의 ‘형태’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호칭의 옳고 그름을 두고 다투는 동안, 정작 그 이름이 향하는 대상인 ‘사랑’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름은 그저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입니다. 이제는 ‘하느님’과 ‘하나님’이라는 글자 너머, 우리 모두를 품어 안으시는 그분의 침묵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글의 참고 문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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