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rgn"nnmu" 📖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고 알게 된 한 가지 부제: "바보스럽지, 공부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랐으니."
시선과 관점 (Insight) 세상 읽기 : 담론과 생각

📖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고 알게 된 한 가지 부제: "바보스럽지, 공부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랐으니."

by honeypig66 2026. 6. 18.

들어가는 말

주식 화면의 숫자가 0으로 수렴해 가던 그날, 나는 뼈저린 깨달음을 얻었다. 돈을 잃은 것이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나의 무지와 오만함이, 평생을 쌓아온 나의 가치관을 한순간에 부정당하게 만든 그 사실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세상은 내가 쌓아온 18년의 성직보다, 당장 내일의 수익률을 묻고 있었다. 나는 가장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서야 깨달았다. 돈을 잃은 이유는 시장이 나를 속여서가 아니었다. 나 자신을 너무 쉽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출처: Pexels / Kampus Production

1. 성당 밖에서 만난 '황금의 신'

18년 동안 나는 '무소유'를 설교했다. 가난은 거룩한 것이며, 돈은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는 유혹이라 믿었다. 하지만 신부복을 벗고 나온 세상에서 돈은 더 이상 영적인 유혹이 아니었다. 그것은 숨을 쉬기 위한 산소였고,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갑옷이었다. 세상의 냉정함을 맛본 뒤, 나는 조급해졌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주식이었다. 그것이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인지도 모른 채, 나는 '대박'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올라탔다.

18년 동안 머물렀던 담장을 넘어 처음 세상과 마주한 날. 출처: Unsplash / Shubham Dhage

2. 투자자가 아니라 도박장에 앉아 있었다

주식 창을 켤 때마다 내 손은 떨렸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계좌를 확인했고, 잠들기 직전까지 휴대폰을 놓지 못했다. 주가가 1%만 올라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흥분했고, 1%가 떨어지면 내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그때의 나는 투자자가 아니었다. 인생이라는 판돈을 걸고 벌이는 도박장에 앉아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공부하지 않았다. 차트를 분석하거나 기업의 가치를 따지는 법 대신, 남들이 좋다는 소문에 내 전 재산을 실었다. 내가 매수 버튼을 누를 때마다 시장은 나를 비웃듯 반대로 움직였다. 며칠 만에 내 통장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며 나는 미친 듯이 물타기를 했다. 그것이 수렁임을 알면서도, 그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가는 것뿐이라 믿었다.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 텅 빈 통장을 바라보며 나는 깨달았다. 나는 돈을 잃은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통제권을 완전히 시장이라는 괴물에게 헌납했음을. 공부도 하지 않고 원리도 모른 채, 그저 욕망 하나로 정글에 뛰어든 나 자신은 철저히 파괴되어 있었다.

투자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조급함에 끌려다니고 있었다.출처: Pexels / cottonbro studio

3. 밑바닥에서 본 진짜 세상

전 재산을 잃고 나니 비로소 세상이 보였다. 돈이 없으니 사람들은 떠나갔고, 공황장애는 더 심해졌으며, 나는 요양병원이라는 또 다른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끊임없이 질문했다. "나는 왜 돈을 잃었는가?" 단순히 주식을 못 해서가 아니었다. 나는 돈을 통해 내 불안을 해소하려 했고, 돈을 통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으며, 돈을 통해 내 삶의 결핍을 채우려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욕망은 밑 빠진 독이었다. 진짜 문제는 돈이 아니라, 나 자신을 대하는 나의 태도였다. 정직한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고, 남의 노력을 훔치려 했던 그 오만한 마음이 나를 파멸로 이끌었다.

출처: Pexels / cottonbro studio 출처: Pexels / Antoni Shkraba Studio

4. 경제 공부,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

요양병원에서 나와 다시 무자본 도전을 시작했다. 쿠팡 파트너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한 방'을 노리지 않았다. 대신 하루 100원, 1,000원을 버는 법부터 배웠다.

사람들은 묻는다.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고 어떻게 다시 일어서셨나요?" 나는 대답한다. "다시 일어선 것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경제 공부는 차트를 보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나 자신의 그릇을 다스리는 공부였다. 내가 주식에서 실패했던 이유는 돈을 몰라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몰랐기 때문이다.

재기는 한 번의 대박이 아니라 하루하루 배우는 과정이었다.출처: Pexels / Pavel Danilyuk

나가는 말. 가장 값진 수익

나는 아직도 돈 이야기를 들으면 가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주식 창을 열던 습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이제는 돈이 나를 증명해 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전 재산을 잃었던 그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실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날은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우기 시작한 첫날이었다.

지금 내 통장은 예전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마음은 그때보다 훨씬 단단해졌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고 얻은, 가장 값진 수익이다.

돈보다 먼저 회복되어야 했던 것은 내 통장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출처: Pexels / Mikhail Nilov

 

💡 저의 이전 기록들과 함께 읽어보세요

이번 글에서 말씀드린 '세상과의 첫 만남' 이전, 제가 18년의 사제 생활 동안 고민했던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기록들도 함께 남겨두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