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운영자 소개 글인 「왜 나는 몸과 마음의 회복을 연구하게 되었는가」와 연결되는 개인 경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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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황장애는 무엇일까?

공황장애는 특별한 위험 상황이 없는데도 갑작스럽게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하는 질환입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막히며, 식은땀이 흐르고, 심한 경우 "이러다 죽는 것 아닐까" 하는 공포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단순히 발작 자체가 아닙니다. 한 번의 공황발작을 경험한 사람은 "또 발생하면 어떡하지?"라는 예기불안 때문에 특정 장소와 사람을 피하기 시작합니다. 식당, 지하철, 회의실, 심지어 타인의 시선까지도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단순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고, 그것은 제 삶 전체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서론. 발작, 식당에서 터져 나온 비명

공황장애는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동료 사제들과 함께 들어간 평범한 식당이었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갑자기 목구멍에 커다란 덩어리가 걸린 듯 숨이 막혀왔습니다. 식당의 소음이 갑자기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제 고막을 찔렀고, 심장이 미친 듯이 뜀박질했습니다. 쿵, 쿵, 쿵. 제 흉곽을 뚫고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지금 여기서 쓰러지면, 신부가 왜 이래? 하는 눈빛을 받겠지?' 그 생각이 들자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화장실로 튀어 들어갔습니다. 변기 뚜껑을 닫고 그 위에 주저앉아 헐떡였습니다. 손이 덜덜 떨려 바지춤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이러다 죽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제 첫 번째 발작이었습니다.
1. 신부라는 가면의 무게

18년 동안 저는 남의 고통을 들어주는 '전문가'였습니다. 하지만 제 안은 곪아 터지고 있었습니다. 사제관 식탁에서 마주 앉은 동료들의 얼굴이 어느 날부터인가 괴물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의 무심한 표정, 밥을 씹는 소리,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저를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저는 이미 갈 데까지 가 있었습니다. 밤마다 수면제에 의존하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웠고,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을 끝낼 수 있을까 수백 번 고민했습니다. 동료 사제들은 저를 '적응 못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었습니다. 그 시선이 두려워 밥조차 제대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저는 사람에게서, 동료에게서, 그리고 사제라는 그 거대한 가면 속에서 도망쳐야 했습니다.
📌 공황장애 대표 증상 체크리스트
다음 증상 중 여러 개가 반복된다면 전문가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느낌 ✔ 숨이 막히거나 질식할 것 같은 공포 ✔ 식은땀과 손발 떨림 ✔ 어지러움 또는 쓰러질 것 같은 느낌 ✔ "이러다 죽는 것 아닐까?"라는 극심한 공포 ✔ 특정 장소나 사람을 피하게 되는 회피 행동 ✔ 발작이 또 올까 봐 계속 긴장하는 예기불안
공황장애는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뇌와 자율신경계가 과도한 경계 상태에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경산, 캄캄한 어둠 속의 구원

도망친 곳은 경산이었습니다. 방에 들어가 커튼을 치고 불을 껐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은 끔찍한 고문이었기에 철저히 스스로를 가뒀습니다. 경산에서의 시간은 사제 김덕원이 아니라, 고장 난 인간 김덕원이 수리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저를 보여준다는 뜻이고, 그것은 다시 '평가받는 상황'을 의미했기에 저는 말을 잃었습니다.
어느 날은 휴대폰 전원을 꺼놓고 하루 종일 창문도 열지 않았습니다. 누가 연락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무도 연락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피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버려진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공황과 우울이 함께 만든 가장 잔인한 모순이었습니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저는 벽만 보았습니다. 사제로서 가져야 할 거룩함? 그런 건 없었습니다. 그곳에는 비린내 나는 생존과, 짐승처럼 웅크린 한 인간만이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어둠이 저를 살렸습니다. 누구도 저를 찾지 않는 적막. 누구의 고해성사도 들어줄 필요 없는 자유. 처음으로 저는 누군가의 신부가 아니라, 그냥 한 사람의 인간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저를 짓누르던 18년의 사제복을 경산의 어둠 속에서 벗어 던졌습니다. 침묵만이 저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결론. 사람에게서 도망쳐, 나에게로 돌아오다

경산에서의 그 짐승 같은 시간들이 없다면 저는 분명 어디선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공황장애라는 지옥은 역설적으로 저를 살려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저를 강제로 분리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저는 걷습니다. 여전히 두려움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저를 탓하지 않습니다. 저는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저라는 사람을 완성해 나가는 가장 고통스럽고도 아름다운 과정을 지날 뿐입니다.
사람들에게서 도망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내가 도망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오랫동안 외면했던 나 자신이었습니다. 경산의 어둠 속에서 나는 사람을 잃은 것이 아니라, 비로소 나를 되찾고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습니까? 전화벨이 울리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누군가의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힙니까? 그렇다면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신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너무 오래 혼자 버텨왔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잠시 쉬어 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 길을 지나왔습니다. 그래서 압니다. 지금은 끝처럼 보여도, 어둠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삶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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