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자들이 치매에 더 취약한 이유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 못해 뇌 회복 시간 부족한 이유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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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자들이 치매에 더 취약한 이유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 못해 뇌 회복 시간 부족한 이유일 수도"

by honeypig66 2025. 6. 23.

고학력자들이 오히려 치매에 더 취약하다는 주장, 얼핏 보면 직관에 반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뇌 인지 예비력(cognitive reserve)이 높고, 이는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에 대한 방어력이 강하다는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연구는 오히려 고학력자들이 치매에 더 빠르게 진행되거나 더 취약한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관찰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의 핵심 배경으로는 수면 부족과 뇌 회복 시간의 결핍이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1. 인지 예비력의 양날의 검

인지 예비력은 반복적인 학습과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을 통해 축적된 뇌의 '버퍼' 같은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정도의 뇌 위축이나 아밀로이드 침착이 있어도 인지 예비력이 높은 사람은 외견상 증상이 늦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고학력자, 전문직 종사자, 다중 언어 사용자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이 버퍼가 존재한다고 해서 치매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지 예비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치매 증상이 발현되었을 때는 이미 뇌 손상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며, 그만큼 치매 진행 속도가 빠를 수 있습니다. 즉, '늦게 나타나지만 더 급격하게 악화된다'는 이중적 속성이 있습니다.

2. 고학력자의 생활 패턴과 수면 부족

최근 주목받는 요인 중 하나는 고학력자들의 수면 습관 및 뇌 회복 시간 부족입니다. 일반적으로 고학력자들은 더 많은 업무량, 책임, 스트레스를 감당하며 살아갑니다. 이는 학문적 훈련, 전문직에 종사하는 특성, 야근, 주말 업무 등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만성적인 수면 부족


야간에 머리를 계속 쓰는 습관


깊은 수면 단계(서파수면, SWS) 부족

서파수면(SWS)은 뇌에서 동기화된 전기 활동이 특징인 수면 단계로, 뇌파(EEG)에서 느리고 진폭이 큰 파동으로 나타납니다. 서파 수면은 깊은 수면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 밤의 전반부, 특히 몸이 편안한 상태에 있는 수면의 첫 몇 주기 동안 경험합니다. SWS를 특징짓는 느린 파동은 시상과 피질에 있는 뉴런 그룹이 발사 패턴을 동기화하여 생성합니다. 이러한 동기화는 기억을 통합하고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통합하는 것을 촉진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SWS는 면역 기능, 호르몬 조절, 감정 처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이 축적되면 뇌의 ‘청소’ 시스템으로 알려진 **글림프(Glymphatic system)**의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수면 중에 활발히 작동하며, 뇌세포 사이의 노폐물(특히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β-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 노폐물 배설 역할하는 ‘글림프 체계’ 손상 렘수면장애 환자 파킨슨병 위험 ㄴㆍㅍ아

3. 수면 부족과 치매 간 과학적 연관성

수면과 치매의 관련성은 뇌영상과 생리학적 연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8년 미국 NIH 연구: 일주일간 수면을 4시간으로 제한한 성인의 뇌에서는 β-아밀로이드 수치가 하루에 5~1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프랑스 INSERM 코호트 연구: 50대에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지속한 사람들이 이후 65세 이상에서 치매 발병 위험이 약 30% 증가했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수면을 제한한 생쥐에서 신경세포 간 시냅스 손실, 염증반응 증가, 기억력 저하 등의 치매 유사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즉,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로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뇌 구조와 기능에 손상을 주고,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위험인자입니다.

신경아교세포 활성화로 수면 및 기억력 결함이 생기는 과정

4. 고학력자의 자기 관리 역설

아이러니하게도 고학력자들은 수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산성과 효율성에 집착: "잠자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인식


완벽주의 성향: 일, 연구,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느라 밤을 새는 경우 잦음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이나 수면 질 저하 발생


자율성과 책임감의 이중성: 시간 선택권은 있지만 쉬는 데 죄책감을 느낌


이러한 이유로 인해 고학력자들은 수면 시간을 줄이고 과로를 일삼는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뇌의 회복 기회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신경세포 소모 > 회복이라는 불균형을 만들어냅니다.

5. 수면은 '지성'보다 강력한 치매 예방법


여러 메타분석에 따르면, 7~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은 치매 예방에 있어 식이조절, 운동, 약물치료보다도 강력한 보호 인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깊은 수면(SWS)과 렘수면 단계는 기억을 정리하고, 뇌 노폐물을 제거하며,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깊은 수면 부족 시 해마(기억 저장소)와 전전두엽(집중력·계획력 조절)의 활동이 약화됩니다.


수면 중 신경세포는 수축하고 뇌척수액의 흐름이 증가하면서 β-아밀로이드 배출을 도와줍니다.

즉, 뇌세포 자체를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습’보다도 ‘회복’이 필수이며, 이는 충분한 수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6. 결론: 똑똑한 사람일수록 더 자야 한다


고학력자들이 치매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한 역설이 아니라, 지적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뇌 회복 시간을 무시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치매는 단순히 뇌의 나이 들음이 아니라, 지속적 손상과 회복 부족의 누적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고차원적 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많은 회복과 휴식, 즉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입니다.


‘덜 자고 더 공부하는’ 삶이 장기적으로는 뇌 건강을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고학력자일수록 더 철저한 수면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과학이 주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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