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적 습관 ‘식탐’… 뇌에 새로운 가치·보상을 심어라. 식탐’을 정서적 허기에서 비롯된 중독적 ‘습관’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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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적 습관 ‘식탐’… 뇌에 새로운 가치·보상을 심어라. 식탐’을 정서적 허기에서 비롯된 중독적 ‘습관’으로 규정한다.

by honeypig66 2025. 5. 21.

‘식탐’이라는 중독적 습관은 단순히 ‘먹고 싶은 욕구’ 이상의 문제다. 특히 배가 고플 때 느끼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식욕과는 다르다. 식탐은 흔히 정서적 허기(emotional hunger), 즉 감정의 결핍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심리적 반응으로 나타난다. 이런 충동은 종종 초콜릿, 밀가루, 기름진 음식처럼 즉각적 쾌감을 주는 특정 음식에 집중되며, 뇌의 보상 시스템과 깊이 연결된다. 본 글에서는 식탐을 ‘습관’이라는 뇌신경적 틀로 해석하고, 그 형성과 탈피에 관한 과학적 기전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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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탐은 어떻게 뇌의 습관 회로로 각인되는가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한 효율성을 추구하며 반복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을 자동화한다. 이때 형성되는 것이 바로 ‘습관 회로(habit loop)’다. 이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계기(cue, trigger) → 행동(action) → 보상(reward). 예를 들어, 스트레스(계기)를 받을 때 초콜릿을 먹는다(행동). 그러면 잠시 기분이 좋아진다(보상).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콜릿을 먹는다’는 패턴을 학습하게 된다.


이 회로가 반복되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게 된다. 도파민은 행동 이후가 아니라, 행동을 예측하는 순간에 분비된다. 즉, 스트레스를 느끼는 순간 ‘달달한 음식이 보상을 줄 것이다’라는 기대감만으로도 도파민이 분비되어 뇌는 자동적으로 해당 음식을 찾도록 만든다. 이처럼 식탐은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뇌에 각인된 반복적 행동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율적 통제가 어려워진다.


2. 정서적 허기가 식탐으로 전이되는 기전

‘배고픔’은 생리적 신호지만, ‘정서적 허기’는 감정에서 기인한 결핍 상태다. 이 둘은 공통적으로 식욕을 유발하지만, 작동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르다. 생리적 배고픔은 위장의 수축과 혈당 저하에 따라 시상하부가 식사 신호를 보낸다. 반면 정서적 허기는 스트레스, 외로움, 지루함, 불안 등의 감정 상태에서 시작되며, 편도체와 같은 감정 처리 중추와 도파민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정서적인 허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이 경우에는 정신적인 현상에서 비롯되는 신체적 배고픔 현상을 의미한다.

정서적 허기 상태에서는 단백질이나 야채보다는 고열량, 고당도의 음식에 대한 갈망이 증가한다. 이는 진화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존을 위해 빠른 에너지원 확보가 유리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진화적 메커니즘이 오히려 비만과 대사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3. 식탐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 마음챙김(Mindfulness)

중독적 식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핵심적으로 제안되는 방법이 바로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은 현재의 감각, 생각, 감정에 판단 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명상적 태도로, 뇌의 자기조절 능력을 높이고 습관 회로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갈망이 생기는 순간, 자동적으로 음식으로 향하기보다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내 몸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가’를 관찰함으로써 행동과 감정 사이의 틈을 만든다. 이 틈이 곧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마음챙김 훈련은 식욕 조절, 폭식 감소, 체중 감소, 스트레스 반응 완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마음챙김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충동적 반응을 유도하는 편도체(amygdala)의 반응성을 낮춘다. 전전두엽은 판단, 계획, 자기 통제와 관련된 영역으로,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갈망을 지연시키거나 무시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4. 습관을 깨기 위한 세 단계 접근법

식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자는 21일간의 실천을 제안하며, 이를 세 단계로 나눈다.

1단계: 습관 회로 분석


먼저 나의 식탐이 언제, 어떤 감정이나 상황에서 반복되는지를 기록하고 분석한다. ‘저녁 늦은 시간, 혼자 있을 때’ 혹은 ‘업무에서 실수한 직후’ 등의 트리거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자동화된 행동을 의식화하는 과정이며, 뇌의 인식 패턴을 교란하는 첫 걸음이다.

2단계: 보상 가치의 재설정


기존의 보상이 음식이라면, 이를 더 건강하고 장기적인 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케이크를 먹던 습관을 운동, 음악 감상, 따뜻한 목욕 등 다른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도파민 시스템이 새롭게 재조정되도록 만든다.

3단계: 더 높은 보상의 행동 찾기

기존 음식 섭취보다 더 강력한 긍정적 결과를 주는 행동을 찾는 것이다. 예컨대 마음챙김 호흡을 통해 식탐을 넘겼을 때의 뿌듯함, 규칙적인 운동 후 느끼는 활력 등이 그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 보상이 ‘즉각적’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복을 통해 뇌는 새로운 보상에 도파민을 반응하도록 학습하게 된다.


5. 중독에서 자율로: 뇌는 바뀔 수 있다

습관은 무의식적 행동의 반복이지만, 그 형성과정이 있는 만큼 변화도 가능하다. 특히 뇌는 가소성(plasticity)을 지닌 기관이다. 새로운 정보, 행동, 감정 경험에 따라 시냅스 연결이 변화하며, 이것이 반복되면 뇌는 새로운 회로를 정착시킨다.


중독적 식탐도 이와 같다. 자극 → 반응 → 보상이라는 패턴이 지속되면 자동화되지만, 이 흐름을 ‘관찰하고 개입하는 순간’이 반복되면 새로운 경로가 만들어진다. 이를 ‘습관 재구성’ 또는 ‘재배선(rewiring)’이라고 한다. 실제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연구에서도 마음챙김 명상을 한 사람들의 뇌는 충동 조절 영역과 자각 관련 영역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6.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란 무엇인가

흔히 ‘○○일 완성 다이어트’는 식단 조절과 운동 같은 외적인 통제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단기적인 체중 감소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내면의 습관 회로를 건드리지 못한 채 억지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반면 마음챙김 기반의 접근은 근본적으로 나의 행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하고, 그 틀을 변화시키는 내적인 훈련이다.


식탐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식탐이라는 충동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그것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탐색함으로써 뇌와 몸이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된다. 이는 체중 감량을 넘어서 자기 통제력, 정서 조절력, 삶의 만족도 향상까지 이끄는 보다 포괄적인 변화다.


결론


식탐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는 감정과 뇌의 보상 시스템이 얽힌 ‘습관 회로’의 산물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나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그 자리에 더 나은 가치와 보상을 심어야 한다. 마음챙김은 이러한 변화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반복 훈련을 통해 뇌의 회로 자체를 바꿀 수 있다. 따라서 식탐은 극복할 수 있다. 단, 억압이 아닌 이해를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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