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사칭 피해 급증…7개월간 150건 발생
최근 국내에서 코치(COACH), 아식스(ASICS), 스투시(STÜSSY) 등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를 사칭하는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 7개월간 확인된 관련 피해만 무려 150건에 달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의 대중화와 함께 SNS 및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가짜 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이 같은 피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1) 7개월 동안 150건, 피해금액 수억 원 추정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7개월 동안 접수된 유명 브랜드 사칭 피해 건수는 150건을 넘어섰다. 이들 사건의 대부분은 소비자가 인기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인증된 온라인 몰이 아닌, 가짜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가짜 쇼핑몰은 정교하게 제작되어 진짜 브랜드 공식 사이트와 거의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다. 심지어 정품보다 30~7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결제 후 제품이 발송되지 않거나, 받더라도 가품이거나 심지어 다른 상품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집계된 피해액만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 신고가 실제 사례보다 적을 가능성도 높아, 숨은 피해자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기사이트는 일반적인 도메인 확장자인 ‘***.COM’이 아닌 ‘***.TOP’, ‘***.SHOP’, ‘***.LIVE’, ‘***.VIP’ 등 신규 도메인 확장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SNS 광고로 연결된 온라인쇼핑몰은 도메인 주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 사칭 수법 더욱 정교화 SNS·검색광고까지 활용
사칭 사이트들은 단순히 웹사이트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SNS 광고나 검색 포털 광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한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는 ‘공식 세일’ ‘단독 특가’ 등을 내세운 광고가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광고를 클릭하면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사이트로 연결되는데, 브랜드 로고, 제품 사진, 심지어 과거 시즌 상품 설명까지 정교하게 복제해 놓았다. 소비자는 정상적인 쇼핑몰이라고 믿고 결제를 진행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이들의 주요 목적은 소비자의 개인 정보와 카드 정보를 탈취하는 데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최근에는 카드 결제 페이지도 정상 결제대행사를 모방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사기임을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특히 모바일 결제 환경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3) 피해 사례 속출…소비자들은 분통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지난 2월 SNS 광고를 통해 '코치 공식 세일' 사이트를 알게 됐다. 김 씨는 평소 눈여겨보던 가방을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결제했다. 그러나 결제 이후 배송이 지연된다는 문자가 온 뒤, 두 달이 지나도록 제품은 도착하지 않았다.

김 씨는 "처음에는 단순 배송 지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이트도 닫히고, 문의도 되지 않아 그제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았다"며 "대형 브랜드라 믿었던 내 잘못이기도 하지만 너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외에도 아식스 운동화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한 사례, 스투시 의류를 대량 구매했다가 전혀 다른 제품이 배송된 사례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4) 브랜드 공식 입장 및 대응
코치, 아식스, 스투시 등 브랜드 본사 측도 이러한 피해 상황을 인지하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각각 공식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현재 다수의 비공식 판매 사이트가 브랜드를 사칭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정식 온라인 몰 외에는 구매를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코치코리아 관계자는 "정품은 코치 공식 홈페이지나 백화점 입점 매장, 공인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판매된다"며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구매할 경우 브랜드에서는 책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식스코리아 측 역시 "모든 제품은 인증된 공식 판매 채널에서만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소비자가 사칭 사이트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극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5) 전문가 조언: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해야"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사칭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강조했다.
우선, URL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칭 사이트는 종종 공식 사이트 주소와 비슷하지만 세세한 부분(예: .com 대신 .net, 알파벳 철자 한 글자 차이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너무 높은 할인율이나 과도하게 급박한 구매를 유도하는 문구(예: 오늘만 한정, 단 1시간 세일 등)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결제 전에는 공식 인증 마크, SSL 보안서버 사용 여부(주소창 자물쇠 아이콘)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제를 신용카드가 아닌 계좌이체 등으로 유도하는 경우에는 일단 의심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김상훈 사이버보안 연구원은 "정식 판매처 외의 구매는 항상 위험성을 수반한다"며 "조금 더 비싸더라도 공식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훨씬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6) 정부와 기관의 대응 강화 필요성

전문가들은 이번 피해 사례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신고와 차단이 이뤄지고 있으나, 가짜 쇼핑몰은 폐쇄 후에도 이름과 주소만 바꿔 곧바로 다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제적 범죄조직이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국내 기관 단독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은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피해 방지를 위한 소비자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 예방을 위해 앞으로 검색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자 경고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라며 "필요시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불법 광고 및 사칭 사이트를 신속하게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7) 결론
코치, 아식스, 스투시 등 유명 브랜드를 사칭하는 온라인 사기는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각종 유혹적인 광고나 가격에 현혹되기보다는,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해 신중하게 구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대응 체계를 마련해 나가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