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불안 학생들 증가… 하지만 상담교사는 절반뿐

최근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자해 충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해야 할 상담교사의 숫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정신 건강 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 심화되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
최근 몇 년 사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우울 및 불안 증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심각해졌다. 온라인 수업 증가로 인한 사회적 고립, 학업 부담, 친구 관계 단절 등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신 건강 설문 조사에서 우울감을 경험한 학생의 비율이 30%를 넘었다. 또한, 자해나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고등학생은 “학업 스트레스도 큰데, 친구들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고통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상담하고 도와줄 상담교사는 부족한 상황이다.

2. 상담교사의 절대적 부족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치된 상담교사의 수는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 절반 이상이 전담 상담교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조차 한 명의 교사가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상담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상담교사는 “상담을 원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기다려야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하루에 상담할 수 있는 학생 수에는 한계가 있고, 긴급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상담교사가 없거나 부족한 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상담 역할을 겸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역시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담임교사는 학업 지도와 행정 업무까지 맡고 있어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깊이 개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3. 상담 인력 확충과 지원책 마련이 필요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담교사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교육부는 상담교사 증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상담교사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담교사 채용 과정이 까다롭고,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지원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담교사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상담교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상담교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학교별로 최소 1명 이상의 전담 상담교사를 배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정신 건강 전문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보다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상담 시스템을 확대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학교 내 정신 건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심리 상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교육을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는 학교에서 정신 건강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4.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필요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정신 건강 상담이 필요하지만,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거나 상담 시스템이 불편해서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 대학생은 “고등학교 때 상담을 받아보고 싶었지만, 상담실을 찾아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친구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걱정되기도 했고, 상담을 받아도 해결이 될까 싶어서 그냥 참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 환경을 개선하고,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또한,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도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신 건강 지원 센터를 확충하고,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녀의 정신 건강 상태를 이해하고 돕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5. 결론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상담교사의 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상담교사 확충과 정신 건강 지원 정책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며, 학생들이 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가정에서도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의 정신 건강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교육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