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5000년 전부터 먹었는데..? 전 세계가 잡초라는데 한국인만 모조리 캐간다|한국인 눈에 띄면 큰일 나는 봄나물의 대명사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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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5000년 전부터 먹었는데..? 전 세계가 잡초라는데 한국인만 모조리 캐간다|한국인 눈에 띄면 큰일 나는 봄나물의 대명사 쑥

by honeypig66 2025. 5. 4.

우린 5000년 전부터 먹었는데..? 전 세계가 잡초라는데 한국인만 모조리 캐간다|한국인 눈에 띄면 큰일 나는 봄나물의 대명사 ‘쑥’


봄이 되면 한국인의 눈에 가장 먼저 띄는 식물 중 하나는 단연 '쑥'이다. 길가, 들판, 야산, 심지어 도시 외곽의 보도블록 틈새에서도 자라는 이 풀은, 한국에서는 봄철 보양식의 대표 재료이자 전통과 건강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적으로 쑥은 대개 '잡초'로 분류된다. 농작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보고, 제거 대상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만 유독 이 쑥을 귀하게 여기고, 먹고, 가꾸고, 심지어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는 것일까? 그 배경은 오랜 역사와 과학, 그리고 민족적 서사 속에 있다.


1. 5000년 전부터 이어져온 ‘쑥’의 서사

쑥은 한국 신화에서부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단군신화다.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햇빛을 보지 말라는 시험을 주었고, 곰은 이를 지켜 인간 여성이 되어 단군을 낳았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쑥'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정화, 인내, 생명의 기원을 상징하는 신성한 식물로 그려진다.

단군신화 속 쑥과 마늘 먹은 곰은 '비건'일까?

이러한 상징성은 이후 조선시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며, 한의학, 민간요법, 제례음식, 절기 음식 등 다양한 문화적 영역 속에 깊이 뿌리내렸다.

2. 전 세계적으로는 왜 ‘쑥’을 잡초라 하는가?


쑥은 학명으로 Artemisia princeps 또는 Artemisia vulgaris에 해당하는 식물로, 북반구 온대지역에 널리 퍼져 자생하는 종이다. 워낙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다른 식물을 밀어내며 자라며, 영양가가 풍부한 토양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유럽, 북미, 호주 등지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잡초로 분류된다:

케나다에서 듣은 쑥

번식력 과다: 뿌리줄기를 통해 번식하며, 포자가 멀리 퍼져 군락을 쉽게 형성한다.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가 강력한 알레르겐으로 작용해 '쑥 꽃가루 알레르기(Mugwort pollen allergy)'라는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토종 생태계 교란: 현지 식생을 밀어내고 습지나 초원의 생태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

쑥과 민들레, 강아지풀과의 전쟁

작물과의 경쟁: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해 제초제로 제거 대상이 된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USDA)는 쑥을 유해 잡초로 지정하고 있고,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보호식물 보전을 위해 제거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미국


3. 한국인만이 ‘귀하게’ 여기는 이유: 영양과 약리 효과

잡초로 여겨지는 쑥을 한국인이 귀하게 여기는 가장 과학적인 이유는 바로 탁월한 건강 효능이다.

(1) 항산화 성분 풍부


쑥은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베타카로틴, 비타민 A·C·K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면역력 향상, 노화 방지, 암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2) 간 기능 보호

한방에서는 쑥이 간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한다고 본다. 실제로 쑥 추출물이 간세포 재생과 항염증 반응을 유도한다는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3) 항균·항바이러스 효과


쑥은 천연 방부제로도 활용될 정도로 강력한 항균성을 가진다. 전통적으로 여성 질환, 복통, 감기 등에 민간요법으로 활용되어 왔다.

(4) 체온 상승과 냉증 개선

몸을 따뜻하게 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차(茶)

'쑥뜸'에 사용되는 **쑥의 정유 성분(시네올, 보르네올 등)**은 체온을 높이고 혈류를 개선해 손발 냉증, 생리통, 위장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4. 쑥은 ‘먹거리’ 그 이상: 전통과 제례, 음식문화 속 쑥

쑥은 단순히 식물 이상의 문화적 상징이다.

쑥떡: 찹쌀가루에 쑥을 섞어 만든 떡으로, 춘분과 단오 무렵에 많이 먹는다.

쑥국: 봄철 해장국이나 부추와 함께 된장국 형태로 먹는 건강식.


쑥전: 전통 명절 음식으로 여성들의 부엌 문화와 밀접하다.


쑥차·쑥술: 디톡스와 보양 목적의 건강 음료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쑥 음식은 단순한 계절음식이 아닌, 조상에게 올리는 제물로도 사용되며 신성한 식재료로 기능한다.

5. 쑥은 생태계에도 이롭다: ‘잡초’ 아닌 ‘지표 식물’

쑥은 실제로 토양 정화와 곤충 보호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오염된 토양 복원: 중금속을 흡수하는 능력이 강해 토양 생태 회복에 쓰이기도 한다.


꿀벌과 나비 유인: 쑥꽃은 꿀벌, 나비의 중요한 먹이원이 되어 생태계 다양성 유지에 도움을 준다.


6. ‘한국인만 캐간다’는 진짜일까?

실제로 봄이 되면 전국의 재래시장, 농산물 직거래장터, 온라인몰에는 생쑥, 건조쑥, 쑥즙, 쑥환, 쑥분말 등 다양한 쑥 가공식품이 넘쳐난다. 최근엔 도시인들도 건강을 위해 '쑥청국장', '쑥그린스무디' 등을 찾으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러한 쑥 소비 열풍에 따라 외국에서 쑥을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귀농하여 쑥을 전문 재배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반면 외국에서는 여전히 제거 대상이기 때문에, 역으로 ‘쑥을 캐는 한국인 관광객’이 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유럽의 일부 자연공원에서는 “식물 채취 금지” 표지판을 여러 언어로 세워두고, 한국어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7. 결론: 쑥은 단순한 잡초가 아니다


한국에서 쑥은 단순히 먹는 나물, 약초 그 이상이다. 이는 민족적 서사 속에 뿌리내린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실제 건강 효능이 맞물려 만들어진 복합적 결과물이다. 외국에서는 제거해야 할 잡초로 분류되지만, 한국인의 손에 쥐어지는 순간 쑥은 ‘생명의 음식’, ‘봄의 상징’, ‘전통의 맛’이 된다.

어쩌면 우리는 5,000년 전부터 쑥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삶의 리듬을 조절해온 셈이다. 오늘도 봄 햇살 아래에서 쑥을 캐는 이들의 손길에는, 그 오랜 역사의 연속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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