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뒤, 다시 살아가기15 📖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어느 날 서론"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 요양병원 창밖으로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18년 동안 타인의 영혼을 돌보던 신부의 삶은 자취를 감췄다. 돈도, 명예도, 건강도, 심지어 나를 지탱하던 신념마저 바닥난 상태. 나는 스스로를 완전히 실패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1. 지워지지 않는 낙인, '실패'사회는 나를 '경력 없는 40대'라고 불렀고, 나는 스스로를 '지켜야 할 모든 것을 놓친 사람'이라 불렀다. 투자 실패로 삶의 기반이 무너졌을 때, 내 이름 김덕원 앞에는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힌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에 열광한다. 하지만 내가 겪은 실패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수치였다.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 좁은 방 안에서 숨을.. 2026. 6. 19. 📖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고 알게 된 한 가지 부제: "바보스럽지, 공부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랐으니." 들어가는 말주식 화면의 숫자가 0으로 수렴해 가던 그날, 나는 뼈저린 깨달음을 얻었다. 돈을 잃은 것이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나의 무지와 오만함이, 평생을 쌓아온 나의 가치관을 한순간에 부정당하게 만든 그 사실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세상은 내가 쌓아온 18년의 성직보다, 당장 내일의 수익률을 묻고 있었다. 나는 가장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서야 깨달았다. 돈을 잃은 이유는 시장이 나를 속여서가 아니었다. 나 자신을 너무 쉽게 믿었기 때문이었다.1. 성당 밖에서 만난 '황금의 신'18년 동안 나는 '무소유'를 설교했다. 가난은 거룩한 것이며, 돈은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는 유혹이라 믿었다. 하지만 신부복을 벗고 나온 세상에서 돈은 더 이상 영적인 유혹이 아니었다. 그것은 숨을 쉬기 위한 산소였고, 존엄을.. 2026. 6. 18. 📖 "사회 경험이 없으시네요" — 18년 신부 생활 뒤 처음 만난 세상 나의 18년은 '성당의 담장' 안에서 흐르는 시간이었다. 새벽 4시, 묵상으로 시작해 타인의 고해성사를 듣고, 누군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보낸 시간들.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거룩한 봉사'라 불렀다. 그러나 내가 그 담장을 넘어 세상 밖으로 나온 날, 그 18년은 순식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1. "사회 경험이 없으시네요"세상에 나와 처음 도전했던 것은 작은 가게의 아르바이트 자리였다. 면접실에 앉은 사장은 내 이력서를 대충 훑어보더니, 펜 끝으로 종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이력서가 왜 이렇게 비어있어요? 18년 동안 성당에만 계셨네. 이건 사회 경험이라고 볼 수 없는데. 우리 가게는 바빠요. 사회 경험이 좀 있는 사람을 써야지, 신부님처럼 평생 기도만 하신 분은… 힘들 것 같네요."그 말.. 2026. 6. 18. 이전 1 2 3 다음